할머니 차에 태우고 9초 후 쓰나미 덮쳤다…급박했던 순간 [영상]

대피 경고 듣지 못한 채 산책하던 할머니
쓰나미 덮치기 9초 전 극적 구조
물살 뚫고 운전해 간신히 대피

쓰나미가 들이닥치기 직전 길을 걷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 /사진=유튜브 'ANN뉴스' 채널 캡처

새해 첫날 일본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한 운전자가 대피해야 하는 줄 모르고 길을 걷던 할머니를 차에 태운 지 단 9초 만에 도로에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영상이 공개됐다.

8일 일본 ANN뉴스 등 외신은 지난 1일 일본 노토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의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지팡이를 짚은 한 여성이 해안가 근처 주택가를 천천히 걷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진 해일을 피해 고지대로 달리던 운전자는 여성을 발견하곤 핸들을 돌려 여성에게 향했다.

차량 운전자는 "지진이 났다. 왜 대피하지 않냐"며 물었다. 그러자 여성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듯 당황했고, 운전자는 급박한 목소리로 "차에 타라"고 말했다.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쓰나미 피해의 모습. /영상=유튜브 'ANN뉴스' 채널 캡처

차량 후방 블랙박스 카메라에는 두 사람이 나눈 짧은 대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밀려오는 쓰나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쓰나미는 여성이 차에 탄 지 불과 9초 만에 도로를 완전히 덮쳤다. 

외신은 "여성이 차에 탑승하자마자 빠르게 달린 운전자 덕에 두 사람 모두 무사하다"고 전했다.

9일 이시카와현의 집계에 따르면 노토반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80명이다. 부상자 수는 565명,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연락 두절' 주민 수는 120명이다. 

현재 이시카와현의 피난민은 2만8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주일 넘게 단전·단수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난민들을 노토반도 지역 밖으로 옮기는 '2차 피난'을 계획하고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