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車 SW' 선보인 현대차 … 챗GPT 접목한 폭스바겐

현대차 SW·수소 혁신전략
AI가 데이터 활용하는 'SDV'
사람·차량·도시 인프라 연결
수소 생태계 청사진도 제시
정의선 "다음 세대위해 준비"
독일차는 디지털 전환 속도
BMW도 생성형AI비서 탑재
빈 공간에 주차하는 기술도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현대차·기아

현대자동차그룹이 움직이는 모든 것을 연결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 이동수단, 도시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모빌리티 환경을 현실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수소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이 같은 미래 비전을 밝혔다.

현대차는 그룹의 중장기 소프트웨어 전략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모든 것)'를 발표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강조한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는 SDx 전략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SDV는 시시각각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렇게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는 차량용 인공지능(AI)이 더 똑똑한 판단을 내리는 데 필요한 자양분이 된다.

이날 현대차는 수소사회로 전환되는 것을 앞당길 종합 수소에너지 솔루션인 'HTWO(에이치투) 그리드 솔루션'도 발표했다. 에이치투 그리드 솔루션의 골자는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수소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단계에서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 역량을 결집시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최종 사용자로서 연간 수소 소비량을 지난해 1만3000t에서 2035년 300만t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는 물류·제철·건설·공장 가동 등 현대차그룹 사업 전반에서 사용하는 수소 총량을 합산한 숫자다. 수소 300만t은 연간 1만5000㎞를 운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수소 승용차 2000만대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에 해당한다.

전 세계 수소차 판매가 위축되고 있는 와중에도 현대차는 수소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는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높은 제조원가 등으로 뒷전에 밀린 수소차가 향후 전기차와 함께 전동화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승용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CES 현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안전을 위해서 IT를 많이 접목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또 "수소는 저희 대(代)가 아니고 저희 후대(後代)를 위해 준비해 놓는 것이 맞는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계열사별로 전시장 총 5개를 꾸리며 역대 최대 규모로 CES에 참가했다. 정 회장은 다른 업체 전시를 참관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이제 많이 봐야 한다. 많이 보려고 한다"고 했다.

내연기관 시장에서 높은 품질을 자랑해온 독일의 완성차 업체들도 올해 CES에서 디지털 전환에 진심임을 알렸다. 특히 AI를 대거 차량에 탑재하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AI가 깊숙이 침투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폭스바겐의 음성 비서에 챗GPT가 통합된 모습. 운전자가 "CES에 참석하는 사람이 몇 명이야?"라고 물으면 챗GPT가 이에 대한 답을 해준다. 폭스바겐

이날 폭스바겐은 이르면 2분기부터 선보이는 차량 일부에 챗GPT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차량에는 현재 음성으로 차량 제어가 가능한 '음성 어시스턴트' 기능이 있는데 여기에 챗GPT를 통합한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이를 위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ID.4, ID.5, ID.3, 올 뉴 티구안, 올 뉴 파사트를 비롯해 골프 등에서 챗GPT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챗GPT는 2분기부터 적용된다.

BMW도 아마존과 함께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를 탑재한 '개인 음성 비서'를 연내 차량에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지원하는 음성 지원 기능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게 BMW의 설명이다. 미래 기술로는 '발레오'와 함께 개발한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주차 시스템을 선보였다. 운전자가 특정한 지역에서 내리고 나면 스스로 빈 공간을 찾아 주차하는 기능이다.

BMW는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가 지시를 내릴 수 있으며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이 자동으로 운전자 하차 지점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라스베이거스 문광민 기자 /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