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특별법, 본회의서 野 주도 강행처리…與 반발

차현아 기자, 김지영 기자 2024. 1. 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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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수정안'(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를 열고 재석인원 177명 중 177명 전원 찬성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처리했다.

이날 통과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해 4월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 내용 일부를 반영한 수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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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1회국회(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01.09.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수정안'(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를 열고 재석인원 177명 중 177명 전원 찬성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해 10월29일 다중인파 밀집사고로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와 책임소재를 밝히기 위해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통과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해 4월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 내용 일부를 반영한 수정안이다.

수정안은 특조위 위원을 총 11명으로 하되 여기에는 국회의장이 관련 단체 등과 협의하여 추천하는 3인의 상임위원을 포함하도록 했다. 3인은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1명,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추천하는 1명, 그 외 교섭단체가 추천하는 1명 등으로 추천 주체를 조정했다. 또한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은 기존 민주당 안의 '6개월 이내'에서 3개월 이내로 줄였다. 시행일은 올해 4월 이후다.

이 밖에 특조위의 영장청구 요건을 '정당한 이유 없이 2회 이상 거부할 때'로 강화하고,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 외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처장에게도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검사 임명을 위한 국회 의결 요청 조항은 삭제됐다.

여야는 김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토대로 지난주부터 논의했으나 특조위 구성과 권한, 추천 방식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정부여당이 특조위를 수용하지 않으려하다가 특조위를 받는 대신 세월호 때와 같이 특조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여러 수정 제안을 해왔다"며 "조사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상정 후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발의 배경 설명을 통해 "여야가 합의처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유가족들이 원했던 부분을 양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과 특수수사본부, 국회의 국정조사가 진행됐지만 사법적 책임만 따졌을 뿐 포괄적인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이 또 다시 거리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지 않도록 수정안에 찬성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울먹였다.

반대 토론에 나선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경찰과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와 조사가 이뤄졌다. 세월호 참사와 달리 이태원 참사는 숨기는 사실도, 숨겨야 할 사실도 없다"며 "결국 이 자리에서 또 다시 여야 간 합의가 아닌 야당의 일방적인 강행처리로 법률안이 상정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당리당략에 따라 참사를 정쟁화할 것이 아니라 유가족에 대한 피해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본회의 현장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석했으며 이 의원의 발언에 유가족 등이 반발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여야 원내대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그 얘기를 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며 "조금 지켜봐달라"고 여지를 남겼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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