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섬 제주 '기업하기 좋은 섬' 만든다

위성전문업체에 첫 세제 혜택
관광업 중심 투자유치 벗어나
항공 등 신산업 인센티브 확대
보조금 세분화해 '기업 모시기'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오른쪽 둘째)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우주 지상국 서비스 및 위성 영상 전문기업 (주)컨텍의 사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제주도

관광 섬 제주에 신산업 기업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금·부담금을 감면해주는 '투자진흥지구'와 각종 보조금이 지원되는 '투자지원조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우주 지상국 서비스 및 위성 영상 전문기업 (주)컨텍의 '아시안 스페이스 파크'(제주 한림읍 상대리 소재) 사업장이 투자진흥지구로 신규 지정됐다. 업종은 첨단 기술 활용 산업이다.

2007년에 처음 지정이 이뤄진 투자진흥지구는 제주도가 핵심 산업 육성과 투자 유치를 위해 500만달러(약 57억원) 이상 투자하는 국내외 자본에 대해 조세 특례를 주는 제도다.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법인세, 소득세, 취득세, 재산세 감면 등 세제 혜택과 함께 개발부담금이 면제되고, 농지보전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이 감면되는 등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그동안 제주에서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업종은 관광·휴양업(39개), 국제학교(1개)뿐이었다.

하지만 2022년 최초로 다른 업종(제조업 2개)이 신규로 지정됐고, 이번에는 첨단 기술 활용 산업까지 지정을 받았다.

여기에 제주도는 지난해 8월부터 '제주특별자치도 기업 유치 활성화 및 투자 지원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이 조례는 기존 '제주특별자치도 투자 유치 촉진 조례'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그동안 기존 조례가 외국인 자본 유치에 특화된 데다 대형 리조트 등 관광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이번 조례를 통해 신성장동력 산업 기업 및 연구개발 시설 지원책은 물론 제주 이전 기업 등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확대를 노린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제주가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종전 국비보조금 투자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유망 신성장 산업(민간 우주 산업, 도심항공교통(UAM) 등 첨단 산업) 기업에 대한 지원 근거 마련 △기존 고용·교육훈련 보조금 지원액 확대 및 연구개발 인력 고용보조금 지원 제도 신설 △연구개발 강화를 위한 국책연구기관 이전 인센티브 신설 △대규모 투자 기업 지원 한도액 상향 △원격·분산근무(워케이션 등) 기업에 대한 지원 근거 마련 등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도민 초과 고용 시 지원하는 고용·교육훈련 보조금 지원액을 당초 1인당 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리고, 연구개발 인력은 2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도록 기준을 세분화했다. 대규모 투자 기업 특별 지원의 경우 투자 기준을 전국 최저 기준인 '500억원 이상 투자·상시고용 150명 이상'으로 맞추고, 지원 한도액을 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상향한다.

실제 제주도는 노형동 축산진흥원 내에 '재래흑돼지 유전자원 연구센터'를 조성하고 있는 생명공학 기업 크로넥스(주)와 본사 이전과 고용 창출 등을 골자로 하는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이 약속대로 이행되면 크로넥스는 개정된 조례의 첫 수혜 기업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수도권 소재 의류 제조 기업 (주)코리안프렌즈가 서귀포시 동홍동에 연구개발센터(의복형 무선전자태그(RFID) 케어 라벨 개발)를 조성하기 위해 제주도와 투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제주 송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