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DJ참배부터 `변화`…나경원 "진영 초월 `포용적 보수` 가치 세울 것"

한기호 2024. 1. 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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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표나 거대담론만 매달려온 정치…새벽 여는 국민께 부끄럽지 않아야"
"'국민께 힘' 될 것…더 넓고 큰 복지국가, 약자·서민 설움 더는 포용적 보수"
DJ 100주년 땐 "진영 달라도 통큰 정치…사생결단 정쟁 끊는 변화 않으면 공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동작구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9일 지역구에서 새벽 버스에 오른 시민들과 만나 인사를 건네고 있다.<나경원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지난 1월6일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소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나경원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카드뉴스 갈무리>

새해를 맞아 '변화'를 강조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9일 "약자와 서민의 설움을 덜어드리는 '포용적 보수'의 가치를 바로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직 4선 중진으로서 여권에 '수도권 총선 위기'를 경고해온 것을 넘어, '포용적 보수·경쟁과 공존·복지와 실용' 등 가치 담론을 제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22대 총선 서울 동작구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며 하루를 여는 분들께 반가운 인사를 드렸다. 첫차 버스기사님과 승객 시민, 환경미화원님들과 새벽 아침 인사를 나누며 힘찬 선거운동 첫발을 내딛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새벽을 여는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고민한다"며 "말로는 '약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당장 눈 앞에 보이는 표에만 시선을 주는 우리 정치가 이 새벽을 더 어둡고 차갑게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성장과 번영과 같은 거대 담론에만 우린 매달려 왔던 것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생활 정치의 부재'를 우려한 그는 "당장 오늘 하루의 치열한 생활고를 견뎌내야 할 이들에게는 비전, 미래로 포장된 공허한 약속이 더 큰 상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 커진다"며 "국민께 힘이 돼드리는 정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 '국민의힘'을 넘어 '국민에게 힘'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나아가 "이념과 진영논리를 초월해 당이 '더 넓고 큰 복지국가'의 청사진을 국민께 제시하도록 제가 반드시 앞장서겠다. 약자와 서민의 설움을 덜어드리는 '포용적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워나가겠다"며 "새벽을 여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더 힘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나라, 좋은 마을을 약속한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전날(8일) 동작을 예비후보로 지역 선관위에 공식 등록한 뒤엔 "제 소명과 신념, 땀과 눈물이 곳곳에 배인, 제가 태어난 동작을에서 다시 새로운 항해에 나선다. 반드시 더 살기 좋고 행복한 동작을 만들고 싶다"면서도 "차디찬 바닥 민심 앞에 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험로를 내다봤다.

그는 "여론조사 숫자 따위로는 절대 우리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슬픔과 섭섭함을 담아내지 못한다. 우리는 두려워해야 한다. 국민은 우리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말씀하고 있다. 우리에게 '변화' 외에 주어진 선택은 '공멸'뿐"이라며 "우리부터 적대와 편 가르기의 정치를 과감히 내려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실용과 중용의 정치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 먼저 손을 내미는 정치, 기꺼이 양보할 수 있는 정치를 보여줘야만 국민께서 우리에게 다시 마음을 주실 것"이라며 "저부터 성찰하고 변화하겠다. 큰 정치를 복원하는 사다리가 되겠다. 대결이 아닌 경쟁, 독점이 아닌 공존의 정치를 열어갈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6일 동작을 당협 구성원들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탄생 100주년'을 맞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대통령께선 인동초로 상징되는 역경의 세월을 이겨내며 지역갈등의 극복과 통합의 정치에 앞장서셨다"며 "민주·평화·인권 그리고 통합이란 김대중 정신"을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07년 첫 지역구 출마를 앞두고 당시 (새천년민주당 해산 전) 김대중 총재께 신년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제게 주셨던 말씀이 있다. '선거운동을 할 땐 시민 한 분 한 분 손을 잡고 그분의 마음을 얻는다는 자세로 해라, 그 한 분의 마음이 천심이란 마음으로 임하라'(라고 들었다)"라고 과거 일화를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진영이 달라도 정치선배로서 후배에게 아낌없이 조언해주시던 통 큰 정치인의 면모"라면서 "대통령께서 계신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작금의 극단과 혼돈의 정치에 과연 어떤 말씀을 주셨을까"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테러로 드러난 극단적 대립과 사생결단식 정쟁에 저부터 반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극단적 정쟁을) 끊어내지 않고는 우리의 정치가 결코 위민(爲民·민생을 위함)의 정치를 펼칠 수 없다. 현충탑 앞에서 동작의 한분 한분께 정성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진심의 정치, 민생 정치, 상생통합의 정치를 앞장서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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