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보호병동 없애는 종합병원…“응급 치료 포기한 셈”
[앵커]
국내 정신질환자는 411만 명, 그중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자는 65만 명으로 집계됩니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 놓였을 때 이들이 입원 치료할 보호 병동은 6년 새, 만 2천 병상이 줄어드는 등 부족 현상이 심각합니다.
이세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년 전 문을 연 8백 병상 규모 종합병원입니다.
정신과 보호 병동은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습니다.
자살 시도나 발작이 우려되는 응급 환자가 와도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해당 병원은 "많은 인력이 필요한 반면 수요가 예측되지 않아" 보호병동 설치를 계획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손지훈/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부교수 : "병원 입장에서는 같은 공간을 이용할 때 정신건강의학과 공간으로 이용하면 아무래도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고요."]
정신과 보호병동을 운영 중인 병원도 병상 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종합병원에선 6년새 천 병상, 종합병원 이하까지 포함하면 만 2천여 병상이 축소됐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정부 방침에 따라 입원실당 병상 수를 10개에서 6개로 줄였는데, 진료비 수가는 타 진료과 평균의 40%로 유지돼 운영에 타격이 컸습니다.
피해는 환자 몫입니다.
[조현병 환자 가족/음성변조 : "입원이 안되기 때문에 그냥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사고가 터져야만 입원이 된다는 거예요. 범죄자가 되든가, 자해·타해 위험성이 있다든지."]
정부가 올해부터 보호 병동 집중관리료 등을 개선하기로 했지만, 병상 수 회복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병철/대한신경정신의학회 보험이사 : "입원일당 진료비를 올려서 최소한 (타 진료과) 평균 정도의 수준은 갖춰놔야 폐쇄 병동들이 유지가 되고 정신과 환자들이 입원할 수 있는 환경이..."]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보호 병동 설치 여부를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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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연 기자 (s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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