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거란 전쟁' 지승현 "데뷔 18년 만에 첫 연기상, 머리 새하얘져" [N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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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 중인 KBS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 2TV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시대를 이룩한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을 비롯해 수많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고려 거란 전쟁'에는 강감찬, 강조(이원종 분)을 비롯해 고려를 지키려는 장수가 많지만, 현종 즉위 초반 벌어진 전시 상황에서 활약한 인물은 서북면 도순검사 양규(지승현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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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방영 중인 KBS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 2TV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시대를 이룩한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을 비롯해 수많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를 바탕으로 촘촘하게 구성된 서사와 스케일 큰 전쟁 장면은 흡인력을 높였고, 덕분에 '고려거란전쟁'은 두 자릿수 시청률(1월7일 방송,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려 거란 전쟁'에는 강감찬, 강조(이원종 분)을 비롯해 고려를 지키려는 장수가 많지만, 현종 즉위 초반 벌어진 전시 상황에서 활약한 인물은 서북면 도순검사 양규(지승현 분)다. '흥화진의 늑대' 양규는 거란의 40만 대군이 흥화진에 왔을 때 3000명의 군사로 일주일 동안 이들을 막아냈다. 또한 거란군이 점령한 곽주를 탈환했고, 이후에도 게릴라전을 통해 거란으로 끌려가는 수만 명의 고려인들 구했다. 끝내 항복하라는 거란군의 회유를 거부한 양규는 김숙흥(주연우 분) 등 고려군과 함께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싸우다 전장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배우 지승현은 거대한 적 앞에서도 굽히지 않고 마지막까지 싸우며 무신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양규의 단단함을 연기에 녹여냈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듯 보이지만 거란군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고려인들의 사연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위기에 처한 고려를 구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으며 진격하는 양규는 지승현의 연기를 만나 시청자들에게 더 큰 울림을 줬다. 지승현역시 '고려 거란 전쟁'의 양규라는 인물을 만나 배우로서 꽃을 피우게 됐다며, 양규가 본인의 '인생캐'라고 말했다.
9일 뉴스1은 양규 역의 지승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고려 거란 전쟁' 제작발표회 때부터 PD가 양규 장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부담은 없었다. 전쟁신을 주로 담당한 김한솔 감독님이 처음부터 나를 믿어주셨고, 고증을 철저히 해놓으셨다. 또 현장에 '연신'(연출의 신), '촬신'(촬영의 신), '조신'(조명의 신)들이 다 있어서 나는 연기를 열심히 하면 되겠다 싶었다. 이후 양규가 퇴장하고 난 뒤 감독님이 전화를 해 '내가 그림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잘 움직여주고, 그 이상을 해줘서 고맙다'라고 해주시더라.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23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과 인기상을 수상했다. 18년 만에 처음으로 연기상을 수상한 소감이 어땠나.
▶정말 '머리가 새하얘진다'라고 하지 않나. 우수상도 우수상인데, 인기상에 당황했다. 평생 그런 걸 받아본 적이 없어서.(미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이름을 새긴 트로피를 받으면 실감이 날 것 같다. 사실 예전에 힘들 때를 생각하면 나 자신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안 풀린다는 핑계로 부정적으로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이젠 마음을 내려놓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상태에서 내가 할 일에만 최선을 다하니 보상 심리도 사라진 상태라 울컥하진 않았다.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웃음) 그 무대에 오르니 정말 꿈꾸는 것 같았다. 다만 시기가 최후의 전투 전이라…그 신이 나가지 않아 김숙흥과 베스트 커플상을 받지 못한 건 아쉬웠다.
-시상식 현장에 거란 황제 역을 맡은 김혁과 거란 장군 김준배가 극 속 분장을 하고 와 화제였는데.
▶우리도 정말 몰랐다. 그렇게 오셔서 너무 놀랐다. 수상자로 나를 호명해서 '적국의 왕에게 상을 받다니 거부해야 하나' 했는데…(웃음) 상을 받고 혁이 형님이 안아주셨다. 이후에 '골든걸스' 분들 무대가 나오니 두 분이 박수를 치고 따라 부르더라. 우리 팀은 너무 재밌었다. 시청자들도 그 부분을 신선하게 보시지 않았을까 한다.
-'고려 거란 전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감하나.
▶사실 실감을 못했는데 어제 KBS에 가니 직원 분들이 반겨주시고 사진을 찍자고 하셔서 실감하고 있다. 내가 기계치라 반응 같은 것은 홍보팀이 말해주는 것들로 아는데, '구원무 할 때 미워해서 미안하다 지금은 사랑 한다'라는 댓글이 참 재밌더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고려 거란 전쟁'을 즐겨주신 시청자들이 많고, 양규 캐릭터가 멋있어서 많은 사랑을 주신 게 아닌가 한다.
-최수종과 함께 연기하는 건 어땠나.
▶너무 아쉬운 게 선배님과 독대하는 신이 많이 없는 거였다. 선배님께도 아쉽다고 했다. 짧게 만나면서도 느낀 점은 선배님이 참 베테랑답게 분위기를 좋게 해 주시고 경험이 부족한 후배도 잘 이끌어주셔서 본받을 점이 많았다. 그리고 엄하실 줄 알았는데 반전으로 너무 귀엽고 섬세하셔서 놀랐다. 연기 앞에 진정성 있는 선배님이라고 생각했다. 함께하며 좋았다.
-양규를 주인공으로 한 '고려 거란 전쟁'의 스핀오프 작품이 나오면 출연할 것인가.
▶지금의 제작진과 함께 한다면 반드시 참여하겠다.
-'연인' 구원무 역으로 욕을 먹다가, '고려 거란 전쟁'의 양규로 칭찬을 받아 감회가 새롭겠다.
▶사실 나는 원무를 이해하는 입장이라 '연인'을 하면서 욕을 많이 먹은 게 이해가 안 갔다. 시대상으로 볼 때 구원무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무인으로 자란 인물이다. 길채를 찾으러 심양을 간 것도 원무에겐 큰 결심이었을 거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서 원무의 행동을 보면 그럴 수 있었겠다 싶다. 이후 양규를 연기하면서 '이걸로 상쇄되겠다' 싶었는데, 많은 분들이 '미워해서 미안하다'라고 해주신 걸 보고 재밌었다.
-'고려 거란 전쟁'을 보고 동료들의 연락도 받았나.
▶'연인'을 할 땐 길채와 주로 붙어 나왔으니까 안은진과 친한데, 어제 뉴스에 나간 걸 보고 '너무 멋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줬더라. 또 양규 퇴장신을 보고 최수종 선배님과 '고려희라' 아닌 진짜 하희라 선배님이 전화를 주셔서 너무 잘 봤다고 해주셨다.(웃음) 이원종 선배님도 방금 전화를 주셔서 '몰입해서 봤다'라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했다.
-본인에게 '고려 거란 전쟁'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어제 나온 뉴스 영상 댓글을 보는데 '양규가 지승현을 살렸네'라는 글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진심을 다하면 보답이 온다는 걸 느꼈다. 그렇게 진심을 다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려 거란 전쟁'의 후반부 관전 포인트는.
▶역사에 따르면, 고려에도 내분이 일어나고 그 과정을 통해 현종도 더 성장한다. 또 귀주대첩도 곧 나오는데 감독님 말씀이 '탈아시아급 전쟁신이 나올 것'이라고 하니 기대해 달라. 나도 끝까지 시청할 것이다.
-배우로서 목표는.
▶연기를 너무 좋아해서 하다 보니 1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연기로 카타르시스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게 배우인 것 같다. 대중이 작품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게 배우이니, 그런 역할에 끝까지 충실하고 싶다. 나는 아직도 새벽에 매니저 차에 실려서 현장으로 가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연기가 너무 좋아서 끝까지 하고 싶다. 차기작은 현대극으로 찾아뵙고 싶다. 열심히 해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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