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신약 투자확대…K바이오도 관심"
BMS "신약후보물질 2배로"
암젠 "폐암 혁신치료제 기대"
바이오 M&A, 기술수출 활기띨듯
종근당·레고켐·유한 등에 관심
글로벌 제약사들이 축적된 자금력을 바탕으로 향후 10년을 책임질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선다. 차세대 치료제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CAR-T) 등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겠다는 것이다. 빅파마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오픈이노베이션, 기술수출 등의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도 훈풍이 불 전망이다.
마이크 가이토 JP모건 헬스케어 총괄투자 부문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지난해 바이오 산업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점점 회복하고 있다"며 "금리가 낮아지고 시장이 안정되면서 올해는 약물 개발과 관련해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움직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42회째를 맞은 JP모건 콘퍼런스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규모 행사로, 매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이날 메인 세션 연사로 나선 브리스틀마이어스스퀴브(BMS), 노바티스, 암젠, 존슨앤드존슨(J&J) 등 빅파마 경영진은 풍부한 현금을 활용해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보너 B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JP모건 콘퍼런스 이후 신약 후보물질을 2배로 늘렸고, 여기엔 세포 치료제·단백질 분해 치료제(TPD) 등 선도적인 플랫폼이 포함돼 있다"며 "혈액 응고 저지제인 엘리퀴스,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레블리미드 등 전통 포트폴리오에서 창출된 상당한 현금을 바탕으로 R&D 생산성을 향상해 차별화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사인 바스 내러시먼 노바티스 CEO는 "현재 매출의 32%가량이 현금흐름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면역항암제의 일종인 CAR-T, 고형 종양을 타깃으로 한 방사선리간드요법(RLT), 심뇌혈관계 질환에 대한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치료제 등에 활발히 투자해 2027년에는 지금보다 마진율을 최대 4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로버트 브래드웨이 암젠 CEO는 "수십 년간 혁신이 거의 없었던 소세포폐암 분야에서 놀라운 임상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투자 확대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기술수출, M&A 등 기회가 많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종근당·노바티스, 레고켐바이오·얀센, LG화학·리듬파마슈티컬스가 맺은 기술이전 계약이 대표적 맞손 사례다. 이날 JP모건 콘퍼런스에 참석한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 기업당 주어지는 시간이 40여 분으로 제한된 메인 세션에서 종근당, 레고켐바이오, 유한양행 등 우리나라 업체가 여럿 언급된 것은 눈에 띄는 성과"라며 "특히 올해는 한국 기업에 관심을 보인 글로벌 전문가가 많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 기간에 생산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된 후 처음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 614곳이 공식 발표를 맡았고, 1대1 미팅 요청은 3만2000건가량 접수됐다. 모두 역대 최대 수치다. 지난 2~3년간 팬데믹으로 꽉 막혔던 소통 채널이 회복되면서 그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 첫날 메인 세션에는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콘퍼런스에는 국내 기업 9곳이 JP모건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았다. 이는 일본(6곳)보다 많은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팜·유한양행·카카오헬스케어·롯데바이오로직스는 9일에, 셀트리온은 10일에 지난해 성과와 올해 경영 전략, 신사업 계획을 발표한다. 국내 기업 중 메인 행사장인 그랜드볼룸 무대에 서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한미약품·SK바이오사이언스·지아이이노베이션은 발표 없이 1대1 미팅을 갖는다.
[샌프란시스코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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