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영패션 성지' 현대百 매출 고공행진
더현대·현대판교 15% '쑥'
젊은층 인기 브랜드 선점해
오픈런 마다 않는 팬덤 형성
지난해 백화점 업계가 내수 부진으로 고전한 가운데 현대백화점의 주력 점포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경험 소비와 팬덤을 앞세워 젊은 층의 마음을 공략한 것을 경기 악화 국면에서도 성장한 비결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매출액은 총 16개 점포에서 전년보다 약 2100억원 늘어난 9조616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판교점(1조6670억원)과 더현대 서울(1조1085억원)이 성장을 견인했다. 두 점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7%, 16.6% 늘었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5대 백화점의 상위 50개 점포 중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룬 곳은 이들 두 곳뿐이다. 매출 규모는 롯데(13조7447억원)와 신세계(12조1786억원)가 크지만, 개별 점포로는 현대백화점의 승부수가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을 각각 서울과 경기권의 핵심 축으로 두고 20·30대 중심의 젊은 층을 끌어당기고 있다. 프리미엄 명품관이 주력인 압구정 본점 대신 여의도와 판교에서 최신 트렌드를 선도한 것이다.
젊은 고객층을 유인하는 데 팝업스토어로 대표되는 체험형 매장과 '힙'한 감성의 영패션 매장이 주효했다. 특히 더현대 서울은 팝업스토어 제품 구매 고객이 3명 중 1명꼴로 MZ세대(1980~1996년생)다. 팝업스토어가 젊은 층 집객을 끌어올리면서 더현대 서울 개점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전체 매출에서 20·30대 비중은 60%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평균(26.1%)과 비교해 2배 이상 높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 연간 2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추가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판교점은 국내 최대 규모인 1만3860㎡(약 4192평)의 식품관과 카페 키츠네·펠른 등 특색 있는 휴게 공간과 체험형 매장 등을 배치해 젊은 층부터 가족 고객까지 유치하고 있다.
특히 팝업스토어 흥행에는 갖고 싶은 상품을 얻기 위해 '오픈런'이나 '밤샘 줄서기'도 마다하지 않는 팬덤 문화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형성된 젊은 층의 팬덤 문화가 패션 브랜드를 거쳐 각종 지식재산권(IP) 콘텐츠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웹소설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이나 캐릭터 '빵빵이' 등 하위문화에 대한 충성 고객층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영패션은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춤해진 명품 소비를 대체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더현대 서울은 '마뗑킴'이나 '시에' 등 2030세대가 열광하는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1호 매장을 잇달아 유치했다. 그 결과 시에는 최근 연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하며 마뗑킴은 K패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더현대 서울의 영패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3.9%로 2년 전(6.2%)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구매력이 높은 3040세대가 밀집한 판교점은 럭셔리 명품 브랜드를 늘리는 동시에 1층 화장품 매장 공간을 지난해 10월 '메가 뷰티관'으로 확장 오픈했다.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프랑스 명품 구두 '크리스찬 루부탱' 등 젊은 층에서 소구력이 높은 신명품 브랜드를 잇달아 입점시켰다.
그러나 다른 점포들은 명품이나 일상 소비가 줄어든 불경기의 그늘을 피해 가지 못했다. 실제로 초고가 명품 매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약 1조1860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줄어들었으며, 수도권 외곽 점포들도 부진했다.
리서치 업체인 데이터앤리서치는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국내 백화점 브랜드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뉴스·온라인 커뮤니티·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각종 채널에서 지난해 총 95만8358건의 온라인 정보량을 기록하며 경쟁 백화점을 앞질렀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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