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보고' 갈라파고스서 불꽃놀이…승인한 책임자 해임

갈라파고스 이구아나.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제공

 
‘생태 보고’로 알려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져 환경 파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행사를 승인한 책임자가 해임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소, 엑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산타크루스섬 푸레르토아요라 공원에서 신년 맞이 폭죽 행사가 진행됐다.

불꽃놀이가 열린 산타크루스섬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섬이다. 지역 자치단체가 이날 행사를 주관했다.

이후 현지에서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줬다는 논란이 일었다.

갈라파고스는 불꽃놀이 등 환경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소음을 내는 폭죽은 전면 금지돼 있다. 무음 폭죽의 경우에만 일부 허용된다.

이에 대해 파니 우리베 산타크루스 시장은 “소음이 발생하는 불꽃놀이는 아니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국립공원 책임자 후안 차베스 역시 “행사 후 쓰레기 등을 확인하는 마무리 작업을 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동·식물에 영향을 줄 만한 사항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행사 주최측이 무음 폭죽을 사용했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에콰도르 정부는 이를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6일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책임자를 해임했다.

불꽃놀이는 단시간에 심각한 대기오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불꽃의 다양한 색은 구리, 리튬 등 많은 화학물질(중금속)로 만들어진다. 불꽃이 터지는 동안 중금속은 사라지지 않고 공중으로 확산된다. 이외에도 불꽃놀이는 탄소 배출, 빛 교란으로 인한 동물 서식지 파괴 등 다양한 악영향을 끼친다.

환경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에콰도르 정부는 갈라파고스섬과 인근 해상에서 불꽃놀이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갈라파고스는 태고의 자연과 동·식물을 간직해 ‘지구의 보물창고’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갈라파고스는 '돌멩이 하나'도 마음대로 들고 들어가거나 가지고 나올 수 없을 만큼 엄격한 규제를 통해 독특한 생태를 보호하고 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