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의 미래 제시한 현대차 “후세대 위해 지금 준비한다”
9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하는 시이에스2024에서 현대자동차는 전시장 입구에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수소를 만드는 과정을 소개했다. 현대위아·현대로템·현대제철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개발 중이거나 이용 중인 수소 관련 기술도 전시했다. 현대자동차는 시이에스에서 수소 생산부터 운송·저장·소비·활용 전 과정을 보강해 2035년 연간 수소 소비량 300만톤(자체 수요 20% 포함)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나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차 콘퍼런스’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왜 수소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소는 저희 대가 아니고 저희 후대를 위해 준비해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탄소중립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 후대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과제를 지적한 바 있다. 현대차가 선택한 미래 에너지 중 하나가 바로 수소로 볼 수 있다.
수소는 시이에스에서 밝힌 현대차의 주요 미래 전략 두 가지 중 하나로 소개됐다. 1998년 수소 연구를 시작으로 수소 승용차 넥소를 출시하기까지 수소 연구에 앞장섰으나, 상용차 외에 수소 사용이 더 늘지 않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도 존재하는 게 수소 산업의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에이치티더블유(HTWO)를 수소밸류체인 사업브랜드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수년 안에 ㎿급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양산을 목표로 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수요가 활성화된다면 배터리 못지않은 급속한 수요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차와 그룹사가 힘을 합쳐 수요를 증진하는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특히 한국과 같이 재생에너지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서 생활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자원순환형 수소생산기술도 개발 중이다.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같은 곳에서 지역 단위 에너지 자립 문제 해결에 이용한다는 계획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에도 수소전기차 30대가 참여해 품질검증과 배기가스 감소 등을 테스트한다.
김창환 현대차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 사업부장(전무)은 화석연료인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는 수소 생산 방식의 지속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생산량·상용화 시점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플라스틱을 개질해 수소를 만드는 단계별 기술력과 상용화 시점을 검토 중”이라며 “미래에는 재생 플라스틱을 더 많이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가변적 상황을 살펴가면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수소 연간 소비량을 2023년 1만3천톤에서 2035년까지 300만톤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소 승용차 넥쏘의 후속모델도 2025년 출시한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 보쉬도 수소 관련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대량 생산이 시작된 ‘모바일 연료전지’는 대형 차량용 파워트레인 시스템의 핵심으로 미국과 중국, 유럽의 트럭 제조업체들로부터 첫 주문을 받았다. 또 개발 중인 수소 엔진을 2024년에 선보인다.
이번 시이에스 2024에서 두산그룹도 수소 관련 기술 비전을 밝혔다. 두산은 미국 자회사인 하이엑시엠의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양성자 교환막(PEM) 수전해 시스템 기술을 공개했다. 하이엑시엠은 수소연료전지 원천 기술과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5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가스터빈 역량에 기반해 발전용 400㎿급 수소‘전소’터빈을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는 수소는 화석연료와 섞은 혼소 발전만 실증된 상태다. 송용진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은 “2027년까지 400㎿급 발전용 대형 수소전소가스터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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