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 본격 시동…이낙연·이준석·양향자·금태섭 한자리에

이수빈 2024. 1. 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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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출판기념회서 이낙연·이준석·금태섭 모여
"동지의 자격 넘어섰다"며 연대 가능성 높여
`원칙과 상식` 의원들, 10일 최후통첩 예고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총선이 9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3지대’ 연대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대표를 각각 맡았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신당 창당에 나섰다.

이들은 9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와도 한 자리에서 만나 ‘양당 구조 해체’에 뜻을 모았다. 오는 11일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 예정인 이 전 대표가 본격적인 ‘제3지대’ 세력화에 나선 모습이다.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4명 역시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준석(오른쪽부터) 전 국민의힘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양당 기득권 구조 깨자”는 이낙연, 제3지대 빅텐트 구성 박차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양 대표의 ‘퍼스트 무버, 한국의 희망’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준석 전 대표, 양 대표, 금 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축사에서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이 자리에 모여 있다”며 “지금 우리 시대가, 우리 국민이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고 있는 이때, 양향자의 도전이 있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양 대표를 추켜세웠다. 또 “이제까지 도전한 것처럼 앞으로도 도전해주시고 저희를 잘 지도해주시길 바란다”며 양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제가 개혁신당(가칭)의 정강정책위원장을 맡았는데, 언젠가 과학기술에 대한 저희의 입장을 밝힐 날이 있을 것”이라며 “양향자 의원의 모든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 간 어떤 차이점이 있고 어떤 동질성이 있는지 언론이 많이 주목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이나 미래에 대한 동질성만으로 이미 저희는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동지의 자격을 넘어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취재진에게 ‘제3지대’와의 연대를 못 박았다. 그는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 축사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협력 방식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앞으로 드러나겠지만,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답했다. 금 대표는 “국민들이 새로운 선택지를 선택할 때, 다 합쳐 있어야 선택할 수 있다”며 제3지대의 사표 방지 심리를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칙과 상식` 4인 탈당 임박…이재명에 “하루 남았다” 압박

그간 이재명 대표에게 2선 후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온 ‘원칙과상식’(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은 탈당에 무게가 기울었다. 이들은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예약해 둔 상태다. 이 대표가 통합 비대위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탈당을 선언하겠다는 것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에게 “하루의 시간 동안 저희의 요구에 대해 답변을 해주시라. 그렇지 않으면 저희는 내일 소통관(기자회견장)에 설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내일 답이 오지 않으면 탈당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민주당에 대해 끝까지 결단을 요구했는데 답을 못 들었으니 그러면 방법이 없지 않나”라고 했다.

이들은 당초 3일 통합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당 지도부가 이를 수용할 경우 원칙과 상식 4인의 총선에 대해선 험지 출마·불출마 등 결정을 지도부에 백지위임하겠다는 내용의 최후 통첩을 날릴 계획이었다.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4명의 탈당 가능성이 높아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날 열린 조 의원의 출판기념회를 찾아 탈당을 만류했다. 김영진 의원은 “조 의원은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고 함께 가면서 민주당이 발전하는 길에 균형감각을 가지며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원칙과상식이 민주당을 나가는 것은, 민주당이 다 잃고 균형까지 잃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단, 이낙연 전 대표는 조 의원을 찾아 “벽에 부딪치다 보면 머리가 깨지는 수도 있고, 손이 깨지는 수도 있다”며 “바로 그런 상처 때문에 사람들이 그 길을 피하곤 하는데, 조 의원이라면 기꺼이 그 길을 앞장서 걸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이 국면, 그리고 향후 대한민국의 정치를 위해서 저는 기꺼이 조 의원의 지도를 받기로 결심했다”며 “그것에 제가 할 수 있는 ‘행동하는 양심’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는 8일 원칙과상식 의원들과의 연대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철옹성처럼 견고한 양당 독점의 정치구도를 깨뜨려서 바람구멍이라도 내야 한다”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협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또 “우선은 민주당 내에서 개혁을 위해서 노력했던 혁신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동지들과 협력할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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