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백현동 수사무마 의혹’ 전관 변호사들 기소

총경 출신 곽정기, 차장검사 출신 임정혁 재판행

'백현동 수사무마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임정혁(왼쪽)·곽정기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무마를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정기 변호사(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50)와 임정혁 변호사(전 대검찰청 차장검사·67)를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김용식)는 9일 곽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곽 변호사는 지난 2022년 6~7월 백현동 사업 시행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경찰 수사 관련 수임료 7억원과 수사 무마 로비 및 청탁 명목으로 5000만원을 수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곽 변호사로부터 수백만원의 사건 소개 수수료를 받은 현직 경찰 박모(58)씨에게 변호사법 위반죄를 적용,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박씨는 2022년 6월경 곽 변호사로부터 정 대표 사건 소개료로 400만원을 받은 혐의와 부동산 중개법인을 운영하는 이모씨 등으로부터 총 235만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변호사에게도 변호사법 위반죄가 적용됐다. 임 변호사는 지난해 6월 정 대표로부터 백현동 개발비리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공무원 교제나 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임 변호사는 1억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서울고검장과 대검 차장 등을 지낸 뒤 지난 2015년 검찰을 사직한 고위직 출신 전관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곽·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같은 달 22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곽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임 변호사에 대해서는 “방어권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검찰이 이들에 대한 혐의점을 포착한 건 정 대표에 대한 수사였다. 정 대표가 이동규 KH부동산디벨롭먼트 회장에게서 수사 무마 등 청탁 대가로 약 13억원을 건넨 정황을 파악한 것이다. 이 회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검찰은 검·경 수사 단계에서 정 대표 대리인으로 활동한 곽·임 변호사도 결국 기소했다.

이들은 “사건 수임에 따른 정당한 수임료”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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