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의 ‘제주 프로젝트’, 형 따라간 동생들···2024년 KIA가 움직인다

김은진 기자 2024. 1. 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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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 KIA 타이거즈 제공



2024년 ‘업그레이드 KIA’를 완성할 주역들이 제주에서 뭉쳤다.

KIA 내야수 김선빈(35)은 지난 8일 후배인 내야수 박찬호(29), 외야수 박정우(26)와 함께 제주로 이동했다. 제주시의 오라구장에 미니캠프를 차리고 9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외야수 최원준(27)도 함께 한다. 최원준은 11일 합류할 계획이다.

25일까지 이어질 제주 훈련은 선배 김선빈의 제안으로 소집됐다. 김선빈은 겨울이면 처가가 있는 제주에서 후배들을 동반해 함께 훈련하곤 했다. 올해는 그 구성원이 특별하다. 반격의 시즌을 만들어야 할 KIA의 타선과 수비 핵심인 박찬호와 최원준이 함께 한다.

박찬호는 지난해 타율 0.301 52타점 73득점을 기록하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할 타자가 됐다. 늘 모자랐던 공격력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에서 수상자 오지환(LG)과 각축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였던 10월 경기 중 투구에 맞아 왼쪽 척골이 분쇄골절 돼 수술받은 박찬호는 일찍이 재활을 마쳤고 올해는 기술훈련을 일찍 시작하고자 제주 훈련에 함께 했다.

최원준은 지난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후반기 KIA로 복귀했다. 67경기에서 타율 0.255 23타점 37득점을 올렸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왼쪽 종아리 근육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군에서 복귀한 뒤 팀 사정에 1루수로 뛰었던 최원준은 올해 외야수로 돌아간다. 나성범, 소크라테스와 함께 외야 라인을 책임지게 된다. 입대 전이었던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해야 할 중대한 시즌을 앞두고 있다.

KIA 박찬호와 최원준



박찬호와 최원준은 모두 상·하위 타선을 두루 소화하는 타자들이다. 지난해 최원준의 복귀 직후 김도영까지 더해 9-1-2번에 발 빠르고 잘 치고 출루 잘 하는 셋이 포진해 타선의 머리 역할을 했다. 올해 KIA가 다시 펼쳐야 하는 공격 야구를 쥐고 있는 선수들이다. 둘 다 “지난해보다 잘 하자”고 올해 목표를 세웠다.

박찬호는 9일 기자와 통화에서 “원래 스프링캠프 전에는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지 기술훈련 하러 따뜻한 곳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번에는 수술하고 두 달이나 쉰 터라 생각보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을 것 같아 처음으로 와봤다. 티배팅부터 가볍게 하고 있다. 곧 본격 타격 훈련을 시작하는데 확실히 준비해야지,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역시 부상 이후 재활을 했던 최원준도 “다쳤던 부위는 이미 나았다. 제주에 가서 기술훈련까지 준비해서 스프링캠프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훈련의 출발점은 김선빈이다. 자유계약선수(FA) 협상 중이던 12월 중순에 후배들을 불러모았다. 훈련을 위해 제주에서 머무는 데 드는 비용은 모두 김선빈이 부담한다. FA 협상이 잘 풀리지 않고 있던 시점에도 후배들과 새 시즌 준비 계획에 들어갔던 김선빈 역시 보다 완벽한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2년 간 맡았던 주장은 내려놨지만 FA 계약 첫해의 책임감을 성적으로 보이기 위해 ‘솔선수범’ 해 후배들과 훈련한다.

제주 캠프에는 ‘다크호스’가 함께 한다. 좌타 외야수로 2021년 1군 데뷔한 박정우는 그동안 69경기 76타석밖에 경험이 없다. 그러나 올해 김종국 KIA 감독이 콕 집어 1군에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타자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외야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어 외야 백업으로 본격적인 1군 경력을 시작하게 될 박정우도 제주에서 선배들의 노하우를 체득해 스프링캠프로 가져갈 준비를 한다.

KIA는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다. 외국인 투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경쟁력을 보였지만 시즌 막바지 핵심 선수들의 연쇄 부상에 치명타를 입고 5강 경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외국인 투수 둘을 모두 교체하면서 풀타임 빅리거 출신 윌 크로우를 영입한 KIA는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이 버티는 선발진과 함께 타선이 짜임새를 갖춰 상위 팀들의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지난해 챔피언 LG 염경엽 감독과 차명석 단장도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KT와 함께 KIA를 올시즌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나아져야 하는 KIA의 방향키는 마운드에서 새 외국인 투수들이, 타선에서는 바로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 등이 쥐고 있다. KIA가 기대하는 ‘리더 김선빈’과 함께 제주에서 이미 준비가 시작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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