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좇아 사우디 갔던 축구 스타들, 줄줄이 유럽 리턴 가능성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 거액의 급여 제안에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향했던 축구 선수들이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시 유럽 무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8일 유럽과 다른 기후, 충격적인 문화, 축구를 이해하는 방식에 차이를 느낀 많은 선수가 금전적인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유럽 무대로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주장 출신 조던 헨더스(알이티파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영국 현지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소속팀에서 4000만유로(약 576억원) 연봉을 받는 헨더슨은 거액의 세금 혜택을 포기하고 EPL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 헨더슨은 거액 계약 체결에 따른 세금 혜택을 누리려면 2년 동안 사우디에 머물러야 한다. 이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사우디를 떠나면 사우디 세무당국에 최대 800만유로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헨더슨의 EPL 복귀 결심에는 사우디의 덥고 습한 기후 적응 실패, 적은 관중 수, 팀의 복잡한 상황 등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헨더슨과 함께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호베르투 피르미누(알아흘리)도 EPL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 피르미누는 연봉 2000만유로에 알아흘리와 계약을 체결하며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경기력은 이에 한참 못 미쳤다. 지난해 8월 알하즘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해트트릭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이후 좀처럼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며 벤치 멤버 신세로 전락했다. 사우디 무대로 이적하기 전에 이미 기량이 내림세였던 데다가 지난해 11월 아버지를 잃으면서 실의에 빠져 적응에 더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사우디 알이티하드로 이적하며 충격을 안겨줬던 카림 벤제마도 비슷한 행보를 걸으며 유럽 무대 복귀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27일 리그 라이벌 알나스르전 2-5 대패 이후 벤제마를 향한 팬들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구단 팬들은 광고 계약 포함 연간 2억유로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진 벤제마가 리그 15경기 9골에 그치면서 투자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알이티하드는 현재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사우디 리그는 아시안컵 기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 사이 이 스타 선수들이 빠져나간다면 사우디 리그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사우디는 스포츠로 이미지를 세탁하려 한다는 비난에도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자국 리그 규모 키우기에 열을 올렸다. 2034년 월드컵은 다른 경쟁국들이 유치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개최를 확정 지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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