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전쟁 속에 치르는 美 대선…“올해 세계 최대 위험”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중동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치고 ‘올해 세계의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정치위험 분석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은 8일(현지시간) 발간한 ‘2024 최대 위험’ 보고서에서 국민이 분열된 가운데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미국 대 미국의 전쟁’이라고 평가하며 “세계의 안보, 안정, 경제 전망에 그 어느 것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이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심각한 분열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11월 대선이 미국의 민주주의 위기를 심화할 것이며 “미국이 지난 150년간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민주주의를 시험하며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약화할 것”이라고 했다.
유라시아그룹은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떤 쪽이 승리해도 미국의 정치·사회 제도와 국제적 위상이 손상되는 일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국가의 핵심 기관에 대한 신뢰 수준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인 미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유권자들이 투표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선이 ‘동전 던지기’와 다름없는 상황임에도 결과를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여러 전쟁을 겪고 있는 세계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할 동기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중동 사태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더욱 대담하게 만들어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던 2016년과는 미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8년 전 당선 때는 미국 좌파와 세계 동맹국들의 우려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낮은 과세와 규제 완화 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일부 사업가와 금융 시장의 시선도 존재했다. 하지만 재정적 여유가 줄어들고, 8년간 정치 양극화에 따른 정책 분열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두 번째 당선에 대응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를 위협할 두 번째 위험으로는 중동 사태를 꼽았다. 보고서는 가자지구에서의 분쟁이 더 큰 전쟁의 첫 단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선제공격해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이란이 헤즈볼라 지원에 나설 경우 전쟁이 확산될 수 있다고 했다.
세 번째 위험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꼽혔다. 우크라이나가 병력과 무기 생산을 늘리는 등 군사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면 전쟁에 패배해 사실상 분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네 번째 위험으로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 노력이 약해지는 추세 속에서 정부 통제를 벗어난 AI 모델이 확산할 가능성, 다섯 번째 위험으로는 러시아와 북한 등 이른바 ‘불량 국가’ 들이 군사 협력을 강화해 세계 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 중국의 경제회복 실패, 핵심광물 선점 경쟁, 인플레이션과 금융위기, 엘니뇨, 미국의 문화전쟁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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