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준연대’ 주도권 “설 연휴 앞둔 시점 지지율이 결정”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에서 함께 하는 ‘낙준연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거대 양당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헤게모니가 굳건해지면서 제3지대 공간이 넓어졌다. 2월 초까지 양측이 각자 세력을 키우다 선거연대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설 연휴 전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쪽이 주도권을 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거연대 방식에 대한 이견, 국민의힘과 민주당 출신으로 배경이 다른 점 등 제약 요소도 거론된다.
9일 정치권에선 제3당이 성공할 필요조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정권 2인자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섰고, 민주당은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한 후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결집세가 더 강해지고 있다. 유승찬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윤석열·이재명으로 상징되는 기득권 정치권에 대한 분노가 있고, 양당에서 공천학살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 신당이 자리잡을 공간이 굉장히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거대 양당이 채택할 선거제도 신당의 각개약진보다는 빅텐트로 결집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비례대표 선출제도를 병립형으로 되돌리든, 준연동형을 유지하고 위성정당을 만들든 큰 덩어리로 뭉치지 않으면 의미있는 의석수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전국을 3개 권역으로 나눈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를 채택할 경우, 7% 정도의 정당 득표를 얻어야 의석을 받을 수 있어 연대 필요성은 더욱 크다.
양측은 일단 각각 자기 몸집을 불리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가칭 개혁신당은 온라인으로 이날 기준 4만5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았다. 오는 20일쯤 창당대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주도하는 한국의희망은 이준석 전 대표 측과 친밀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10일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 작업에 착수한다. 금태섭·조성주 공동대표가 이끄는 ‘새로운선택’은 거대 양당 출신의 두 세력 사이에서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설(2월10일) 연휴와 정당보조금 액수가 결정되는 오는 2월15일 전에 큰 흐름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제3지대에 만들어진 혹은 추진 중인 4개 신당이 완전한 합당을 하는 방안, 같은 기호로 선거를 치르되 선거 후에 갈라지는 방안, 지역구 후보는 함께 내되 비례대표 후보는 따로 내는 방안, 아예 따로 총선 기호를 받는 방안까지 선택지는 다양하다.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백중세일 때 양쪽의 기싸움이 정리될 수 있을지, 한쪽으로 대세가 기울었을 때 상대방이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신당을 이끄는 한 핵심 관계자는 “신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도적인 세력이 나올 것”이라며 “2016년에도 여러 신당이 있었지만 지지율에 따라 안철수의 국민의당으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출신이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을지는 변수다. 과거 양당 출신 인사가 뭉쳤던 바른미래당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양측이 대북관에서 가장 크게 부딪혔고, 언론을 어떻게 대할지 등에서도 달랐다”며 “신당을 함께 하려면 사전에 지지자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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