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윤석민 "홀딩스·SBS 지분 '필요시' 내놓겠다"
채권단 결정 이틀 앞두고 '조건부' 추가 자구안
"기존안 만으로도 3~4개월 유동성 문제 없어"
산은 "대주주 책임 이행 의지는 긍정적" 평가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보유지분도 담보로 제공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이 9일 지주사인 태영홀딩스와 태영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담보로 내놓을 뜻을 밝혔다.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개시 결정을 이틀 앞두고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다.
기존에 약속한 자구안 이행도 미흡한 데다, 이것만으로는 태영건설 경영 실패에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다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에 응답한 것이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워크아웃 무산'이라는 엄포를 놨다. ▷관련기사: 태영에 '진정성' 강조한 이복현과 산은회장…SBS 지분 담길까(1월9일)
다만 태영 측은 기존에 내놓은 자구안의 시행만으로도 채권단이 요구하는 워크아웃 개시 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검토 기간 약 3~4개월 동안 요구되는 유동성은 충분히 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로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라는 '조건부'로 계열주의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비롯해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담보로 걸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태영건설이 채권단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을 위해 앞서 내놓은 자구안은 크게 4가지다. 우선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1549억원(티와이홀딩스 1133억원, 윤석민 회장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것이다.
태영 측은 이중 890억원을 티와이홀딩스의 연대채무 변제에 써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8일까지 같은 금액을 다시 태영건설에 지급하면서 해당 자구안 이행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재원은 계열사인 블루원으로부터 100억원을 차입하고 윤재연 블루원 대표로부터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담보로 330억원을 차입해 마련했다.
이외 자구안은 △블루원 지분담보 제공 및 매각추진 △에코비트 매각(지분 50%) 추진 및 대금 태영건설 지원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이 있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이날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기존에 제출한 자구안의) 자구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면서 "만약, 그래도 부족할 경우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해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라고 말했다.
최금락 티와이홀딩스 부회장은 "(대주주가)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태영건설을 살리겠다는 의지 표명이 핵심"이라며 "4가지 자구안만 철저히 이행되면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되는 4월까지 유동성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여러 사정으로 (자구안 중 일부가) 이행되지 못하거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추가로 대주주가 보유한 SBS, 티와이홀딩스 지분 전부(담보)를 걸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추가로 댈 수 있는 자금 규모 등을 명확히 밝히진 않았다. 워크아웃 개시 후 실사를 통해 필요 자금을 확정하고 구조조정을 통한 자금절약 등의 구체적인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이후 채권단과 협의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채권단도 태영건설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이다. 오는 11일 워크아웃 결정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시장 평가다.
이날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태영그룹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 후 기업개선계획 수립 시까지 필요한 부족자금을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조달하려는 워크아웃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확약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11일 1차 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가결되면 실사를 통해 정상화 방안을 검토할 것이지만 자구계획이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면서 "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발견돼도 워크아웃이 중단될 수 있는 만큼 채권단 및 협력업체, 수분양자 등의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금락 티와이홀딩스 부회장과 이승로 태영건설 CFO 등 관계자와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 대주주의 사재출연 규모는 어느정도로 고려하고 있는지?
▲(최금락) 이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1549억원 중 윤석민 회장 지분 416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외 추가적 규모는 티와이홀딩스, SBS 지분 담보를 사재출연 규모로 보면 된다. 현재로서 추산하기는 어렵다.
- 오너일가 중 윤석민회장, 윤재연 블루원 대표 사재출연은 태영건설 직접지원이 아닌 티와이홀딩스를 거쳐 SBS 지분을 담보로 이뤄졌는데, 차후 자금회수 가능성을 위한 것인지?
▲(최금락) 윤석민 회장의 416억원 지원은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된 것으로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지 않겠다고 문서확인까지 한 상태다. 윤재연 대표는 태영건설,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 이번사태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 다만 현금이 급하게 필요해 자금을 (윤재연 대표로부터) 차입한 것.
- SBS 지분 담보 이외 매각도 고려하는지?
▲(최금락) SBS는 방송기업으로 실제 일반기업과 달리 매각과 관련한 법적 규제가 굉장히 많다. 실제적으로 매각이 어렵다. 그렇지만 유권해석을 통해 담보 제공은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고, 매각은 현재는 곤란한 요소임을 이해해 달라.
- 일부 사업장에서 어음 상환을 못해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졌는데 관련 대책은?
▲(이승로) 상봉동 청년주택 노임 관련은 외상매출담보채권대출(외담대) 결제 과정에서 노임문제가 발생한 부분으로, 워크아웃 신청도 상거래채권 변제 의지를 가지고 한 것인 만큼 노무비를 최우선 변제할 것.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규모는 어느정도로 보는지? 경기 좋지 않아 미착공 사업장 매각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있는데.
▲(이승로) 우발채무 가능성이 있는 규모는 2조5000억원 규모로 본다. 11일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이후 대주단협의체 구성해 미착공사업장의 사업진행 여부나 중단 등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 분양이 많이 된 곳은 수분양자 보호를 위해 그대로 진행하고, 착공이 안 되거나 인허가가 나지 않았거나 한 사업장 등은 대주단에서 사업을 양도하거나 엑시트하는 등의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 채권단과 추가 자구안 내용이 소통이 된건지, 태영 측은 자구안이 충분하다고 하는데 채권단과 시점 등에 대해 논의가 됐는지?
▲(최금락) 자구계획은 채권단과 협의가 이뤄진 상태. 11일 워크아웃 개시가 되면 실사를 통해 워크아웃에 필요한 자금을 확정짓게 될 거다. 현재 자구계획이 부족할지는 진행 과정에서 확정될 것.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자구안이 워크아웃 시행에 받아들일 만했기 때문에 신청됐다고 생각한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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