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폭락했으니 돈 내놔"… '밭떼기' 거래 농민들 소송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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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경작 중인 작물을 통째로 넘기는 '밭떼기' 거래를 했다가 수확량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농민 A씨와 C씨의 소송을 대리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측은 "밭떼기 계약은 통상 유통업자가 도매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작황부진이나 가격하락의 위험부담을 농민에게 전가할 때가 많다"며 "법적 분쟁까지 잇따르는 만큼 농민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표준계약서를 이행하고 계약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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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떨어지니 양수금 소송 제기
농민들 법률구조공단 통해 구제
"법적분쟁 피하려면 계약 꼼꼼히"
농민들이 경작 중인 작물을 통째로 넘기는 ‘밭떼기’ 거래를 했다가 수확량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억울한 농민 입장을 대리해 온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밭떼기 거래와 관련해 법적 분쟁을 피하려면 반드시 자치단체가 제공하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농산물 도매업자 A씨는 2020년 7월 2일 전북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수박을 키우는 농민 B씨에게 8,500만 원을 주고 밭떼기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적어도 1만2,800개는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4,500개나 적은 8,300개만 수확되자 농민을 상대로 소송을 결심했다. 그리고는 B씨의 비닐하우스로 달려가 측량을 실시했고, “실제 재배면적이 토지 면적보다 5,500㎡ 적다”며 금액으로 환산해 약 2,500만 원의 손해배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농민의 손을 들어줬다. 전주지법 제2-1 민사부(부장 고연금)는 A씨가 애당초 밭떼기 계약을 체결할 때 정확한 재배면적을 측량하지 않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토지 면적과 그 위에 설치된 비닐하우스 재배 면적이 차이가 난다고 해 농민 B씨가 A씨를 기망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수확량을 정해놓고 거래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경북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C씨는 지난해 2,800만 원에 농업회사법인 D사와 밭떼기 계약을 하고 절반인 1,400만 원을 받았다가 배춧값이 폭락했다는 이유로 잔금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더구나 D사는 농민에게 계약이 해지된 것처럼 말한 뒤 미리 지급한 1,400만 원을 다른 유통업자에게 채권으로 넘겼다. 농민 C씨는 채권 추심에 시달리다 양수금 소송을 당했다. C씨와 같은 소송을 당한 농민은 19명이나 더 있었다.
대구지법 봉화군법원 곽동훈 판사는 유통업자가 농민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양수금 소송을 기각했다. 이후 유통업자는 나머지 19명을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했다.
농민 A씨와 C씨의 소송을 대리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측은 “밭떼기 계약은 통상 유통업자가 도매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작황부진이나 가격하락의 위험부담을 농민에게 전가할 때가 많다”며 “법적 분쟁까지 잇따르는 만큼 농민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표준계약서를 이행하고 계약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천=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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