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vs 최씨’, 고려아연 이사회서 진검승부 벌이나

김성진 2024. 1. 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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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아연 제련업체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집안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집안이 지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올해 주주총회서 양측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려아연이 해외 기업 설명회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최 회장이 올해 다보스 포럼에 참가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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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19일 주주총회 개최
장형진 고문 재선임 여부 관건
불발 시 본격 표대결 가능성
‘국민연금·외국인’ 캐스팅보트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세계 1위 아연 제련업체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집안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집안이 지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올해 주주총회서 양측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각자 집안을 대표하는 장 고문과 최 회장의 임기가 모두 오는 3월 만료되는데, 서로 상대방의 연임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3월19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은 주총 개최 전 주총 소집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이번 주총에 상정할 안건을 확정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이사회 구성원의 연임과 교체 안건이 대거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총 11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최윤범 회장과 장형진 고문이 포함돼 있다.

(왼쪽)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왼쪽)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각사.)
관건은 고려아연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 상정 여부다.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경우 양측 가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극단적인 갈등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율 싸움에 핵심 역할을 하는 그룹 계열사 영풍정밀 이사회는 지난해 임기 만료를 앞둔 장 고문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장 고문은 현재 고려아연에서만 30년 넘게 재직 중인데, 만약 올해도 연임에 성공할 경우 7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을 아예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씨 가문이 장 씨 가문을 아예 배제시키고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만약 이렇게 되면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 간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도 마찬가지로 올해 재선임을 앞두고 있는데 이 안건에 대해 장씨 가문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최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확정한 상태다. 표대결이 펼쳐지면 한 끝 차 승부가 예상된다. 고려아연 정관은 안건 결의 기준을 출석한 주주 과반수의 찬성표로 규정하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장씨 가문 지분이 10% 이상 차이로 최씨 가문을 압도했지만 현재 지분율은 최씨 가문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최씨 가문이 약 33%, 정씨 가문이 32% 수준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캐스팅 보트(결정권)를 쥔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가 과연 어느 쪽에 표를 던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8.48%를 손에 쥔 핵심 주주로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공산이 크다. 최윤범 회장이 최근 해외 행보에 적극 나선 것도 외국인 투자자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려아연이 해외 기업 설명회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최 회장이 올해 다보스 포럼에 참가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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