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화장하세요" 서울시 미봉책에 '3일장' 대란 잡힐까

정현수 기자 2024. 1. 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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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9일 이같은 내용의 '화장 공급 물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화장장 운영시간 연장이다.

이들 화장시설의 운영시간을 평균 2시간씩 상시적으로 늘린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서울시는 화장장을 연장 운영해 하루 평균 화장 공급을 다음달 말부터 172건으로 확대하고, 3일차 화장률을 7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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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로 운영시간 2시간 연장 상설화..향후 급증 사망자 대비 화장시설 신·증설 계획 無

서울시가 늘어난 화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화장장 운영시간을 2시간 늘린다. 지금까지 '임시회차'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던 화장장 운영시간 연장을 상설화하는 구조다. 이를 위해 최대 30명의 정규인력을 증원한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다사(多死)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대책인데, 장기적인 해결책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 [단독]이러다 장례 5일 치른다…"화장 못 해" 사라지는 3일장]

서울시는 9일 이같은 내용의 '화장 공급 물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화장장 운영시간 연장이다. 현재 서울시는 서울시립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 등 2곳의 화장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립승화원의 경우 오전 6시50분부터 오후 5시35분까지, 서울추모공원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화장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화장시설의 운영시간을 평균 2시간씩 상시적으로 늘린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립승화원은 저녁 7시40분까지, 서울추모공원은 저녁 7시10분까지 운영한다. 화장장 운영시간 연장에 따라 필요한 인력은 2월 중 30명 규모로 채용한다. 인력 채용 전까진 기존 인력을 활용해 운영시간 연장에 대응한다.

서울은 최근 '화장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연간 3일차 화장률은 53.1%에 그쳤다. 3일장을 선호하는 장례문화에서 절반 가량의 유족이 비자발적으로 4일장을 했다는 의미다. 특히 3일차 화장률은 지난해 8월(56.1%)부터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해 9월(52.8%), 10월(39.5%), 11월(25.5%)로 갈수록 더 떨어졌다.


서울시 소관 화장시설은 하루에 평균 143건의 화장로를 가동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의 화장 수요는 2021년에 이미 하루 평균 145건으로 공급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 화장 수요는 하루 평균 152건이다. 이 같은 수치는 △2024년 152건 △2025년 155건 △2026년 161건 △2027년 164건 △2028년 170건 등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화장장을 연장 운영해 하루 평균 화장 공급을 다음달 말부터 172건으로 확대하고, 3일차 화장률을 7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화장 시간을 20분 단축할 수 있는 '스마트 화장로'도 2026년까지 23기 도입한다. 서울시는 이 경우 하루 190건의 화장로를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앞으로 3일장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화장 공급을 지속 확대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의 이번 대책은 화장장 신·증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쟁점도 있다. 유족들은 이른 시간에 화장하는 것을 선호한다. 화장 이후 납골 등 장례절차를 감안하면 이른 시간에 화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녁에 화장할 경우 납골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과거 '임시회차'로 비상대응에 나섰을 때도 발생했던 문제다.

더욱이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8년 5만7000명으로 예상되는 서울의 사망자는 2030년 6만명, 2035년 6만7000명, 2040년 7만6000명 등으로 늘어난다. 특히 경기 고양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은 고양과 파주 시민도 함께 이용한다. 서울시는 2028년까지만 화장 수요를 공개했는데, 그 이후는 '화장대란'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화장장 신·증설 외에는 묘안이 없다고 판단한다. 박태호 '장례와 화장문화 연구포럼' 공동대표는 "제3 화장장 건립에 착수한다는 반성과 미래 비전이 함께 제시돼야 하는데, 서울시의 이번 대책은 미봉책으로 일관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어려움을 참고 견디자고 하려면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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