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푸드 담고 태영 던졌다…1000조 국민연금의 선택은?
국내 최대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워크아웃 신청 전 티와이홀딩스의 지분을 미리 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형 화장품, 음식료 기업들의 지분율은 늘렸다.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향후 행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중소형 화장품주를 큰 폭으로 늘렸다. ODM(제조업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 위주로 담았는데 씨앤씨인터내셔널의 비중을 8.49%에서 11.89%로 약 3.4%포인트(p) 늘렸다. 이와 함께 코스메카코리아(2.5%p), 클리오(2.17%p) 등도 더 사들였다.
늘어난 수출 물량과 뷰티 트렌드 변화로 호실적을 낸 덕분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분기 중 코스메카코리아의 지분 6.17%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이어 3분기 9.59%, 4분기 12.09%로 점차 지분을 늘려갔다. 씨앤씨인터내셔널,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도 지난해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늘어났다.
아울러 K-푸드, 바이오 기업들의 비중을 늘렸다. 인도로의 초코파이 수출로 주목받는 롯데웰푸드에 대한 지분을 5% 매입하며 주요 주주에 등장하는 한편 불닭볶음면 제조사인 삼양식품에 대한 지분율을 1.07%p 늘렸다. 이와 함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제조사인 HK이노엔의 지분을 기존 5.04%에서 8.29%로 늘렸다.
일부 종목을 '줍줍'하기도 했다. 내수 경기 부진으로 주가가 바닥인 롯데쇼핑(2.02%p), 이마트(1.09%p)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MMORPG 신작 TL(쓰론앤리버티)을 선보인 엔씨소프트(1.04%p)의 지분도 늘렸다.
이 외에 이수페타시스(2.23%p), 비에이치(2.23%p), 동국제강(2.14%p), 대한유화(2.14%p), 풍산(2.07%p), 신세계인터내셔날(2.01%p), BGF리테일(1.16%), LS(1.04%), DL(1.03%p) 등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들에 대해선 주식을 팔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개화로 주목받았던 후공정 업체들과 수출 실적이 좋았던 건설기계 업체들이 많았다. 국민연금은 ISC(-2.65%p), 두산테스나(-2.24%), HD현대건설기계(-2.04%p), HD현대인프라코어(-1.1%p), 효성중공업(-1.03%p), 두산밥캣(-1.03%p) 등의 비중을 줄였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의 비중도 줄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티와이홀딩스의 지분을 5.25%에서 4.24%로 줄였다. 주식 수는 265만5030주에서 213만7148주로 축소시켰다.
HL만도(-3.02%p), 셀트리온(-2.21%p), SKC(-2.04%p), HMM(-1.51%p), 팬오션(-1.29%p), 두산(-1.21%p), 솔루스첨단소재(-1.11%p), 진에어(-1.09%p), 쏘카(-1.06%p), 한섬(-1.04%p) 등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이 줄어들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금운용으로 100조원이 넘는 수익금을 벌어들였다. 12%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누적 적립금 규모는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오는 3월 국민연금의 정확한 수익률이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해 1~9월까지의 수익금은 80조3830억원, 기금 적립금은 984조1610억원이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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