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공모가 밑돌고 상폐까지... 맥 못 추는 대형스팩, 합병 날개 달까

정혜윤 기자 2024. 1. 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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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200억원 이상 대형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변동성이 적은 스팩 합병 상장을 원하지만 기업 규모가 큰 곳들은 스팩 합병보다 직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팩 시가총액 400~500억원, 합병법인 기준 시가총액 4000억원 전후의 대형 스팩 합병이 성공하면 스팩 시장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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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200억원 이상 대형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주가는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하락했고 일부는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 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상장된 공모가 200억원 이상 대형스팩 대부분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4일 상장한 삼성스팩9호 이날 종가는 1951원으로 공모가(2000원) 보다 2.5% 낮다.

지난해 10월4일 상장한 신한제11호스팩은 이날 종가 기준 공모가(2000원) 대비 주가가 6.4% 하락했다. 지난해 3월15일 상장한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주가도 공모가 1만원 보다 6.1% 하락했다.

연초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한 스팩도 있었다. 지난 2일 2021년 5월 코스피에 상장한 공모금액 960억원 규모의 대형스팩 엔에이치스팩19호가 청산됐다.
크리에이츠, 피아이이 등 합병 대기
스팩(SPAC)은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는 명목상 주식회사다. 3년 안에 다른 기업과 합병하지 못할 경우 상장이 폐지되고 투자자에게 원금(공모가)과 이자를 돌려준다.

상대적으로 시장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변동성이 적은 스팩 합병 상장을 원하지만 기업 규모가 큰 곳들은 스팩 합병보다 직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대형 스팩은 합병 대상을 찾는 것도 까다롭고 협상 난이도도 중소형 스팩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스팩이 고전 중이지만 불씨가 꺼진 건 아니다. 스팩은 2년차(만 1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활발하게 합병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또 이미 합병심사를 통과해 올해 4월 합병을 대기하고 있는 스팩이 남아있다.

2021년 10월 상장한 엔에이치스팩20호는 골프 시뮬레이텨 전문기업인 크리에이츠와, 2022년 10월 상장한 하나금융25호스팩은 2차전지 검사 솔루션 전문기업인 피아이이와 합병을 준비하고 있다. 두 곳 모두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크리에이츠는 5일 정정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고 피아이이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 중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팩 시가총액 400~500억원, 합병법인 기준 시가총액 4000억원 전후의 대형 스팩 합병이 성공하면 스팩 시장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깐깐 심사 부담
/사진제공=흥국증권

공모금액 100억원대 안팎의 중소형 스팩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일단 유안타제15호스팩(공모금액130억원), 대신밸런스제17호스팩(110억원), 하나31호스팩(100억원) 등이 신규 상장 예정이다.

또 8개 중소형 스팩이 합병을 진행 중에 있다. 스팩합병 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엔에이치스팩25호(이브로드캐스팅), 에스케이증권제8호스팩(노브메타파마), 유진스팩7호(케이엑스인텍), 신영스팩7호(삐아), 유진스팩8호(씨피시스템) 등이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스팩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깐깐한 심사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점은 전반적으로 부담이다. 파두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이 전반적인 IPO(기업공개)와 관련해 엄격하게 심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스팩과 관련 회계법인의 스팩상장 기업 외부평가 이력 등을 증권신고서 공시항목으로 추가하고, 매출 예측치와 실제치 차이 등을 충실하게 공시되도록 하는 등 심사 요건을 강화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건을 강화하고 심사를 깐깐하게 진행하면서 상장 일정이 몇 달씩 밀리는 분위기"라며 "상장을 철회하는 곳도 있고 예상보다 합병 기업이 많이 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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