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앱으로 불면증 치료 받아볼까…'솜즈'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 처방

박정연 기자 2024. 1. 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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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관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치료기기(DTx)가 정식으로 처방됐다.

솜즈 연구의 책임 연구자인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0명 중 1명이 진단될 정도로 흔한 질환인 불면증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인지행동치료이지만 환자가 매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등 접근성의 문제로 많은 환자들이 받기 어려웠다"며 "솜즈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접근성을 높여 불면증에 대한 비약물적 치료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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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인지행동치료 기법 실시"…식약처 승인 11개월 만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환자에게 디지털 치료기기를 처방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의료기관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치료기기(DTx)가 정식으로 처방됐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매주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여 인지행동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법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은 9일부터 만성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디지털 치료기기를 정식으로 처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처방이 시작된 디지털 치료기기는 ‘솜즈(Somzz)’란 이름의 불면증 치료제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의 협력연구를 토대로 에임메드가 개발했다.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다. 2022년 시행된 임상시험에서 불면증 심각도를 효과적으로 낮추고 수면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확인됐다.

솜즈는 만성 불면증 환자를 위한 표준치료법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CBT-I)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구현했다. CBT-I는 수면시간을 처방해 수면효율을 높인다. 불면증을 만성화시키는 인지적 오류를 수정해 환자들이 가진 잘못된 수면 습관을 개선하는 인지행동치료 기법을 실시한다.

의사로부터 처방 받은 환자들은 솜즈 앱을 통해 약 6~9주간 실시간 피드백, 행동중재 및 수면 습관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맞춤형 비약물적 치료를 받아 불면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의 인지행동치료과정을 나타낸 모식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를 처방받은 환자는 40대 여성 만성 불면증 환자다. 5년 전부터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가족 상황의 악화로 불면증상이 더욱 악화돼 가끔은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해야 한다. 

이 환자는 앞으로 6주 동안 솜즈 앱을 통해 매일 수면일기를 기록하고 주간 수면효율에 따른 맞춤형 수면시간(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을 처방받아 수면효율을 높이게 된다. 또한 앱을 통해 제공되는 건강한 수면 습관 교육, 이완요법, 수면에 대한 잘못된 생각 교정(인지치료) 등을 받을 예정이다. 

A씨는 “2년 전부터 수면제에 의존했지만 효과적인 개선이 없어 이번에 수면제가 아닌 디지털 치료기기를 처방받게 됐다”며 “이제 수면제를 줄이거나 끊어도 잘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치료를 받겠다”고 말했다.

솜즈 연구의 책임 연구자인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0명 중 1명이 진단될 정도로 흔한 질환인 불면증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인지행동치료이지만 환자가 매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등 접근성의 문제로 많은 환자들이 받기 어려웠다”며 “솜즈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접근성을 높여 불면증에 대한 비약물적 치료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솜즈의 처방 대상은 만성 불면증 환자다. 소정의 연구 기준을 충족하면 비급여로 처방받을 수 있다. 현재 참여 연구기관은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 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며 관련 행정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진료 혁신의료기술 단계가 시작되는 오는 4월 이후에는 가까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 앱(APP)의 구동 화면. 서울대병원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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