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SD 마무리 경쟁할 것” SD 마무리 경쟁 3파전, 자존심 싸움이 시작됐다

김태우 기자 2024. 1. 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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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메이저리거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고우석 ⓒ곽혜미 기자
▲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의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적어도 지난해는 팀의 마무리 보직을 가지고 걱정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가지고 있었던 까닭이다. 리그 최고의 좌완 마무리 중 하나로 뽑히는 조시 헤이더(30)가 그 주인공이었다.

밀워키 시절부터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시원시원하게 경기 막판을 정리하곤 했던 헤이더는 셋업맨에서 2019년 본격적인 마무리 승진을 이뤘다. 이후로는 아주 큰 굴곡 없이 팀의 9회를 지켰다. 2019년 37세이브, 2021년 34세이브, 2022년 36세이브를 거뒀다. 대권 도전의 큰 뜻을 품고 있었던 샌디에이고는 2022년 시즌 중반 밀워키와 트레이드로 헤이더를 품에 안으며 팀의 9회 문제를 해결했다.

합류 직후 제구가 말을 듣지 않으며 다소 고전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2023년 팀 부동의 마무리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우려를 해소했다. 헤이더는 지난해 61경기에 나가 56⅓이닝을 던지며 2승3패33세이브 평균자책점 1.28의 짠물 피칭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생애 다섯 번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볼넷 문제는 여전히 있었지만 이를 압도적인 구위로 찍어 누른 결과였다. 9이닝당 피안타 개수는 단 5.1개에 불과했다. 차라리 볼넷으로 나가는 게 더 쉬웠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헤이더를 잡지 못했다. 연장 계약설이 솔솔 나오던 때도 있었지만 팀 연봉을 줄여야 하는 샌디에이고는 헤이더의 요구 조건을 맞춰주기 어려웠다. 당장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헤이더는 에드윈 다이스(뉴욕 메츠)가 가지고 있는 불펜 투수 역대 최고액(5년 1억200만 달러)을 깨길 바라고 있다. 팀 연봉 감축차 있는 선수도 내보내는 판에 헤이더를 잡을 힘이 없었다.

대신 샌디에이고는 조금 더 저렴한 옵션에 집중했다. 그들이 좋아하는 일본과 한국 무대를 봤다. 일본에서는 최정상급 좌완 마무리인 마쓰이 유키를 영입했다. 5년 보장 28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국에서는 KBO리그 최고 마무리인 고우석과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기존 선수 중 가장 마무리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은 로베르트 수아레스와 더불어 세 명을 경기 후반에 기용하며 헤이더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심산이다.

고우석으로서는 일단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지의 기대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9일(한국시간) 현시점 팀의 2024년 40인 로스터를 분석하면서 고우석을 유독 특별히 다뤘다.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는 동시에, 고우석이 팀의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헤이더가 이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우석은 로베르트 수아레스, 마쓰이 유키와 마무리 투수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면서 고우석도 마무리 후보로 포함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고우석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으며 커터가 위력적이라면서 고우석이 가진 장점을 설명하는 데 꽤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 고우석은 150km대 중반의 빠른 공과 커터, 커브 조합을 무기로 한다
▲ 고우석은 LG의 마무리로 오랜 기간 뛰며 마무리 경력도 풍부한 편이다 ⓒ곽혜미 기자

◆ 강속구에 커터+커브 조합… 현지가 주목한 고우석의 반등 가능성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고우석의 장점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고우석의 패스트볼 구속은 94~96마일(151~154㎞)에 달하며 최고 구속은 98마일(158㎞)까지 올라갈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82마일(131㎞) 수준 커브와 90~92마일(144~148㎞) 수준에서 형성되는 컷패스트볼이 무기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고우석의 플레이 스타일을 설명했다.

실제 고우석은 KBO리그에서도 150㎞대 초반의 구속을 꾸준하게 보여줬다. 다만 메이저리그에는 이 정도 구속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 특별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키가 되는 것은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터와 느린 커브가 될 것이라는 게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전망이다. 고우석은 원래 던지던 슬라이더를 커터로 개조했고, 근래 들어서는 커브까지 던지면서 타자들과 타이밍 싸움에 나서고 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고우석은 2019년 (LG의) 마무리 투수로 성장해 35세이브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71이닝 동안 76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60⅔이닝 동안 탈삼진 80개를 잡아냈고 경력 최다인 42세이브를 올렸다’면서 ‘하지만 2023시즌 고우석의 평균자책점은 3.68로 높아졌고, 세이브도 단 15개만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은 부진했다’고 경력을 짚었다.

다만 ‘샌디에이고는 고우석 제구에 대한 우려는 제쳐두고, 2023시즌 고우석의 헛스윙 비율 31.1%와 땅볼 유도 65.8%에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강력한 구위로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고, 커터로 땅볼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3점차 박빙 상황에서 나서는 마무리는 기본적으로 큰 것을 허용하면 안 된다. 그리고 인플레이타구를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하다. 헛스윙 비율이 높고 땅볼 유도가 많은 고우석이 마무리로 적합하다는 것을 강조한 자료다.

2022년까지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활약한 고우석이 2023년 부진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구 이슈가 컸다. 고우석을 상대한 타자들은 “스트라이크는 한가운데고, 볼은 너무 볼이었다”고 떠올린다. 고우석의 제구 문제가 강력했던 구위를 갉아 먹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우석은 경력에서 제구가 아주 불안한 선수로 취급받았던 것은 아니다. 차분하게 잘 다듬는다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

샌디에이고도 이런 반등 가능성에 주목했다. 오랜 기간 고우석을 지켜본 샌디에이고는 2023년보다는 2022년이 고우석의 원래 실력에 더 가깝다고 판단했다. 아직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지만 젊은 나이라 충분히 긁어볼 만한 복권이라 생각한 것이다. 결국 포스팅 마감시한을 며칠 앞두고 고우석에 2+1년 최대 940만 달러 제안을 했고, 고우석도 이에 동의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당초 총액 700만 달러를 포스팅 기준선으로 생각했던 LG로서는 450만 달러의 보장 금액이 다소간 당황스러웠지만 결국 선수의 의지를 존중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가했다.

▲ 고우석의 경쟁자로 거론되는 마쓰이 유키
▲ 강력한 경쟁자들을 둘이나 맞이한 로베트르 수아레스

◆ 고우석 vs 마쓰이 vs 수아레스… 마무리 3파전, 자존심 싸움 시작됐다

그렇다면 누가 마무리가 될까. 아직 결정된 건 없다. 프런트의 수장인 A.J 프렐러 단장, 그리고 선수단의 수장인 마이크 쉴트 감독도 “모른다”는 태도다. 헤이더처럼 보장된 자리는 없다. 세 선수를 경쟁시켜 가장 적합한 선수에게 마무리 보직을 준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결국은 스프링트레이닝, 그리고 시범경기 결과에 따라 마무리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AP 통신은 고우석 계약이 마무리된 이후 프렐러 단장과 인터뷰를 인용해 ‘프렐러 단장은 조시 헤이더를 대신할 마무리로 봄 훈련 기간 동안 고우석 혹은 최근 계약한 마쓰이 유키를 결정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하며 관심을 모았다. 프렐러 단장은 당시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어떤 보직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가능한 많은 재능과 다양한 형태를 가진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다. 스프링트레이닝에 들어가면 이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공을 던지는지 볼 것이며, 그때 팀에 어떤 도움이 될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쟁을 시사했다.

사실 고우석과 경쟁하는 선수인 수아레스와 마쓰이는 이론적으로 고우석보다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크다.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일이지만 전반적인 상황이 그렇다. 두 선수는 고우석보다 더 상위 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경력이 있다. 수아레스는 일본 무대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하나였고, 2022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이후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마쓰이는 역시 KBO리그보다 수준이 한 단계 높은 일본에서 최연소 200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수준을 인정받았다.

두 선수 모두 고우석보다 연봉이 높기도 하다. 마쓰이는 5년 2800만 달러를 보장 받았다. 연 평균 560만 달러로, 연 평균 200만 달러 수준인 고우석 몸값에 거의 세 배다. 수아레스는 이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 수아레스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3년 보장 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연 평균 1000만 달러로 고우석 몸값의 5배다. 여기에 2026년과 2027년은 선수 옵션까지 있다. 5년을 다 채우면 4600만 달러를 손에 넣는다. 메이저리그는 때로는 연봉이 권력이다. 샌디에이고로서도 이들이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더 많은 돈을 투자한 선수에게 더 중요한 보직을 맡기려는 게 당연하다.

다만 두 선수도 다 불안감이 있다. 수아레스는 2022년 45경기에 나가 5승1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하면서 정상급 불펜 위용을 뽐냈고, 이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5년 4600만 달러의 계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장기 계약을 한 직후인 지난해 26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23에 그치며 우려를 자아냈다. 시속 90마일대 후반의 강속구는 여전했지만 탈삼진 비율이 뚝 떨어지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적응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마쓰이는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였지만 고우석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마쓰이는 좌완이지만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완 150㎞과 좌완 150㎞은 또 느낌이 다르다. 실제 메이저리그에서도 좌완 불펜이 꾸준하게 150㎞대 초‧중반을 던지는 경우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 마쓰이는 두 차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기도 하는 등 국제 대회에서의 경험도 제법 풍부한 편이다.

결국 아직 마무리 보직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샌디에이고가 마무리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또 다른 불펜 투수를 영입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돈은 없는데, 다른 쪽에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샌디에이고는 이제 불펜은 물론 선발 투수도 보강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발 보강은 불펜 보강보다 더 많은 돈이 든다. 이에 현지에서는 샌디에이고가 마쓰이와 고우석 영입으로 일단 불펜 보강을 일단락한 뒤 이제는 선발 시장을 눈여겨볼 것이라 주목하고 있다.

고우석으로서는 마무리로 뛰어야 돈도 번다. 인센티브 조항 때문이다. 고우석은 2024년에 70경기에 뛰면 1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162경기 체제의 메이저리그에서도 70경기 이상에 나가는 불펜 투수는 극소수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불펜에서 70경기 이상에 나선 선수는 단 하나도 없었고, 닉 마르티네스의 63경기가 최다 출전이었다.

▲ 고우석의 인센티브 비중은 상당수가 마무리 보직에 맞춰져 있다
▲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는 고우석 ⓒ곽혜미 기자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세이브 상황과 관계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경기 수에 인센티브가 걸려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따라 그 다음 연도 연봉이 달라진다. 고우석은 15경기, 25경기, 35경기, 45경기를 마무리할 때마다 구간별로 12만5000달러를 더 받는다. AP 통신은 이 금액은 2025년과 2026년 연봉에 합산된다고 밝혔다.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경기 마무리를 위해 나설 수도 있지만 결국은 이 조항은 클로버에게 해당하는 항목이다. 고우석은 마무리로 뛰어야 인센티브를 다 챙길 수 있다.

LG가 받는 포스팅 금액도 이 인센티브에 상당 부분 좌우된다.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은 계약금에 대한 20%를 원 소속 구단에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바이아웃을 포함한 옵션이나 인센티브의 경우 해당 금액의 15%를 원 소속팀이 수령한다. 고우석이 기본적으로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포함해 2년 450만 달러를 확보했다. 400만 달러의 20%, 그리고 50만 달러의 15% 등 LG는 일단 87만5000달러를 기본적으로 수령한다.

이후 고우석이 확보하는 인센티브, 그리고 2026년 옵션 조항이 실행될 경우의 금액 중 15%가 LG로 향한다. 고우석이 잘하면 잘할수록 LG도 받을 수 있는 돈이 많아지는 것이다. 만약 고우석이 올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2026년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곧바로 FA 시장에 나갈 가능성도 크다. 그때도 28세의 젊은 나이고, 메이저리그 적응과 경력까지 앞세워 시장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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