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실에 그런 거 없지?”…성소수자 학생에게 학교란?

오세진 기자 2024. 1. 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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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했던 남자아이들이 제가 게이라는 사실을 안 뒤로 절 따돌렸어요." "정말 친했던 친구에게 커밍아웃(성소수자가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성적지향을 드러내는 일)을 했는데, 친구가 점점 저를 피해 힘들었어요."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부산지부가 9일 발표한 '부산지역 학생 성소수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3%가 학교 공동체로부터 배제돼 외롭다고 느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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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학생 성소수자 실태조사 결과
성소수자 학생 10명 중 4명이 학교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경험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가장 친했던 남자아이들이 제가 게이라는 사실을 안 뒤로 절 따돌렸어요.” “정말 친했던 친구에게 커밍아웃(성소수자가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성적지향을 드러내는 일)을 했는데, 친구가 점점 저를 피해 힘들었어요.”

성소수자 학생 절반 가량이 학교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경험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부산지부가 9일 발표한 ‘부산지역 학생 성소수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3%가 학교 공동체로부터 배제돼 외롭다고 느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12월 부산 지역 초·중·고교 및 대안학교를 다니는 청소년 성소수자 208명을 조사한 결과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성소수자 학생들이 외롭다고 밝힌 비율은 높은 편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전국 19∼69살 성인 829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 조사해 발표한 ‘2022년 사회통합실태조사’를 보면, 외롭다고 답한 응답자는 약 19%였다.

응답자 10명 중 7명(76%)은 학교에서 커밍아웃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로부터 “여기 성소수자 그런 거 없지?”, “동성애는 금기이며 더러운 것”이라는 혐오 표현을 듣거나(33%), 또래 학생들로부터 “징그럽다”, “피해야겠다”는 따돌림의 말(71%)을 들었던 경험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비쳐진다.

아수나로 부산지부는 “학생 성소수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해서 숨겨야 하고, 자신을 혐오하는 말에 동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학생들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괴롭힘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지향·성별 정체성이 강제로 알려지는 일), 놀림, 모욕, 비난, 폭력과 같은 부당한 일을 겪었다는 응답 비율이 39%였다. 유형별(복수응답)로 보면 아우팅 피해가 22%로 가장 높았다.

아수나로 부산지부는 “현재 학교는 학생 성소수자에게 안전하지 못한 공간으로 인식되며, 교사와 학생들의 혐오 발언으로 자기 존재를 숨기게 되는 공간이다. 이런 현실은 학생 성소수자들의 안전과 정신적인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학교가 사회적 차별과 혐오로부터 학생 성소수자 인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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