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7개월 연속 흑자, 16개월 만이다…차·반도체 호조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수출 회복세에 힙입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40억6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경상흑자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흑자 규모가 지난해(300억달러·잠정)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9일 발표한 ‘2023년 11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40억6천만달러 흑자로 5월(19억3천만달러) 이후 7개월째 흑자를 나타냈다. 7개월 흑자 행진은 지난 2022년 1~7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수출 회복이 흑자를 이끌었다.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인 상품수지는 70억1천만달러 흑자로 전월(53억5천만달러)보다 규모가 커졌다. 수출액은 564억5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수입액은 494억5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8% 감소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승용차 수출 호조에 반도체 경기가 반등하고, 대중국 수출 부진이 완화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수출은 물량으로 봐도 증가 흐름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경상수지 적자를 방어하던 본원소득수지는 적자(1억5천만달러)로 돌아섰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월(68억달러)과 비교해서 축소된 이유다.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서 해외 자회사로부터 들여오는 배당 수입이 줄어들고, 외국인 투자 기업을 중심으로 한 배당 지급은 늘어난 영향이다.

출국자 수 증가로 서비스수지도 21억3천만달러 적자로 전월(-12억5천만달러)에 견줘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다만 서비스수지 내 지식재산권수지는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수취한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늘면서 2억4천만달러 흑자를 냈다. 해외 직접투자 증가로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입액은 14억8천만달러 역대 최대였다.

한은은 경상수지가 지난해 연간 전망치인 30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바라봤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274억3천만달러로 12월에 최소 25억7천만달러 흑자만 내면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 이동원 부장은 “지난해 12월은 본원소득수지도 다시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경상흑자 300억달러 연간 전망치는 무난하게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회복세로 올해 경상수지도 지난해보다 흑자 규모가 커질 것으로 한은은 기대한다. 올해 연간 전망치는 490억달러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