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현, 안테나 이적하며 유희열과 나눈 말 "바닥부터 다시 하자"

추승현 기자 2024. 1. 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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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이적 후 첫 솔로 앨범
타이틀 '그렇지 않아', 유희열 작사
발라드 국한하지 않고 모던록 도전
"좋아하는 것만 하면 안 돼…대중도 생각"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가수 규현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EP 'Restart'(리스타트)의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안테나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규현의 이야기가 담긴다. 팝 록 장르의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는 오랜만에 마주한 옛 연인을 향한 복합적인 감정을 서정적인 노랫말로 풀어낸다. 2024.01.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겸 솔로 가수 규현이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17년간 몸담은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안테나로 둥지를 옮기고 첫 앨범을 발표했다. 큰 변화는 아니다. 대신 기존의 정체성을 가져가면서 장르의 변주를 줬다. 솔로 가수로서 깊이를 더하고 스펙트럼이 확장되는 적기의 도전이다.

규현은 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새 EP '리스타트(Restar)'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제가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꽤 많이 있는데 첫 시작은 가수이지 않나. 뮤지컬도 예능도 하고 있지만 가수로서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며 새 출발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안테나에서 새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지만 SM 동료들의 지원사격도 여전하다. 슈퍼주니어 리더 이특은 MC를 맡아 애정을 드러냈다. 이특은 새해 인사와 함께 큰절까지 올려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이특은 "규현이 한 집에 살다가 이사를 가서 집들이 한 느낌이다. 이사한 규현의 집은 어떨까 궁금했다"며 "제가 본 규현 씨의 모습은 아직 (안테나 직원들과) 서먹한 것 같더라. 서로 데면데면하고 눈치보더라"고 말했다. 규현은 "아직 서먹하다. 당당하게 싫다고도 못하고 있다. 17~18년 동안 있던 회사에서 새로운 곳으로 오다 보니 낯설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익숙한 것을 조금 뒤로 한 것은 음악적 변화를 위해서다. 이번 앨범에서는 장르의 변화가 크다. "개인적으로 내 의견을 줄이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동안 해왔던 음악과 비슷한 앨범이 나올 것 같아서 회사 대표님과 실무진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며 "평소에 내가 잘 안 하던 팝 느낌이나 록을 가미한 노래가 있다. 팬들은 놀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해왔던 타이틀은 서정적인 발라드였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 한 곡만을 위한 앨범이 아닌 공연을 위한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안테나 색깔은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에서 진하게 묻어난다. 안테나 수장 유희열이 가사를 썼다. 오랜만에 마주하게 된 옛 연인을 향한 설렘과 그리움 등이 얽힌 복합적인 감정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곡이다. 모던록 스타일의 밴드 사운드로 규현의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냈다. 감미로운 보컬에 청량함이 더해졌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가수 규현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EP 'Restart'(리스타트)의 쇼케이스에서 슈퍼주니어 이특(오른쪽)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안테나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규현의 이야기가 담긴다. 팝 록 장르의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는 오랜만에 마주한 옛 연인을 향한 복합적인 감정을 서정적인 노랫말로 풀어낸다. 2024.01.09. bluesoda@newsis.com

타이틀 선정에서 이견도 있었다. 규현은 클래식한 발라드인 4번 트랙 '사랑이었을까'를 내세웠다. "대표님과 마찰이 있었다. 이걸 타이틀로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면서도 "'그렇지 않아'도 마음에 쏙 들어서 역시 (유희열) 대표님이 선구안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 안에 '사랑이었을까'가 남아있어서 공연에서 많이 부를 것 같다"고 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 안 돼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 한다는 선배님의 말을 듣고 공감했어요. '그렇지 않아'가 아마 대중이 좋아하는 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에요. 제가 기존에 안 해왔던 콘셉트이다 보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안테나의 작업 방식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유희열의 관심은 새롭게 작용했다. "놀란 것은 대표님이 녹음실에 6시간 동안 앉아 계시더라. 그만큼 관심이 있고 바로바로 피드백을 줄 수 있다"며 "SM은 컨펌이 많고 수정이 많았는데 그 자리에서 서로 이야기를 하고 수정할 수 있었던 게 노래하는 입장에서 편했다"고 밝혔다.

규현은 "대표님은 거의 매일 연락이 오셔서 '오늘은 뭘 했구나. 잘 했니. 고생했다. 내일은 이거지?'라는 식으로 애정을 많이 주신다. 저와 이야기했을 때 음악적 방향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바닥부터 다시 하자는 것이었다"며 "대단하게 일을 벌이는 것보다 하나하나 단계식으로 쌓고자 했다. 나중에 큰 공연장에서 노래할 수 있는 공연형 가수가 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가수 규현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EP 'Restart'(리스타트)의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안테나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규현의 이야기가 담긴다. 팝 록 장르의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는 오랜만에 마주한 옛 연인을 향한 복합적인 감정을 서정적인 노랫말로 풀어낸다. 2024.01.09. bluesoda@newsis.com

규현은 올해 솔로 활동에 집중한다. 앞으로 진행되는 슈퍼주니어 활동에는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이특은 "규현이 팀과 개인 활동 병행하기 위해 스케줄을 잘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현은 "절대 팀 활동에 저 때문에 피해가지 않도록 회사 간에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 규현과 려욱, 예성의 유닛 '슈퍼주니어-K.R.Y.'이 함께한 곡이 수록된 것도 변함없는 슈퍼주니어의 관계를 반영한다. 이들은 6번 트랙 '너여서 그래'에서 호흡을 맞췄다. 규현은 "슈퍼주니어로는 SM에서 함께하기 때문에 새로운 출발에 멤버들이 지원사격을 해주면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해서 부탁했다. 둘 다 흔쾌히 '너무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우리가 뭔가 해줄 수 있으면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환경은 이제 다 마련됐다. 규현 역시 자신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 아직도 핑크 블러드(SM의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응원하는 팬덤)이지만 SM은 워낙 힙하고 트렌디하고 댄스곡에 강세가 있었다. 제가 364일 발라드를 듣는 사람으로서 안테나는 서정적인 음악이나 솔로 가수를 잘 케어해준다"고 평했다. 이특 역시 "3자가 봤을 때 안테나로 잘 갔다. 음악적 역량을 담기에는 SM도 좋은 회사이지만 색깔이 안 맞을 수 있다"며 "안테나가 딱 맞은 옷을 입혀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앨범은 10점 만점의 11점이에요. 팬들과 제 음악을 사랑해 주는 분들, 이제부터 좋아해 주실 분들까지도 어떤 장면이나 주제마다 제 앨범이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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