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채권단, 10일 워크아웃 개시 막판 회의… 관건은 ‘자구안 구체화’

김유진 기자 2024. 1. 9. 15: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TY홀딩스·SBS 지분 담보 제공, 긍정적”
채권단 “자구안 이행 방법·시기, 플랜B 제시해야”
11일 워크아웃 개시 결정할 협의회는 서면 진행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뉴스1

태영건설 채권단이 태영그룹과 대주주가 발표한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위한 추가 자구안을 두고 10일 막판 의견 조율에 나선다. 태영그룹과 대주주가 추가 자구계획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울 경우 TY홀딩스(티와이홀딩스)·SBS 지분까지 모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채권단에서는 워크아웃 개시에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의 관건은 태영그룹과 오너 일가의 ‘추가 자구안’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지켜질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에서는 태영그룹과 대주주가 발표한 추가 자구안에 대한 이행 방법과 시기, 자구안 이행이 불가능할 경우의 플랜B 등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9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주요 채권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위한 회의를 10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태영그룹 관계자들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채권단이 10일에 회의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서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태영그룹과 윤세영 창업회장, 윤석민 회장은 이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진행과 관련해 기존에 제출한 4가지 자구계획을 원안대로 이행하는 한편, SBS미디어넷 등 다른 계열사를 활용한 자금조달 방안을 추가로 제시했다. 기존 자구계획은 ▲태영건설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후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에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을 제출 및 확약이다.

또, 태영그룹과 사주 일가는 채권단이 요구한 티와이홀딩스·SBS 지분 담보 제공에 대해서는 만약 추가 자구안을 통한 충분한 기업 정상화가 어려울 경우 계열주(총수 일가)의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실사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지분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조건부 담보 제공을 한 것이다.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금융 당국과 산업은행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영그룹과 대주주의 추가 자구안 발표는 최대한 협조를 하겠으니 워크아웃을 해달라는 신호로 읽힌다”라며 “법정관리보다 워크아웃으로 가는 게 전체적인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덜하니 조심스럽게 워크아웃 개시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추가 자구안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매각이 잘 안되거나 우발채무가 더 생기는 경우 티와이홀딩스·SBS지분을 내놓는다는 계획이 (채권단의 요구와 비교해) 보충적인 성격이지만, 이를 이해할 수 있다”며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도 이날 추가 자구안에 대해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과 계열주의 책임이행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채권단에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입장인 금융채권자가 다수인 상황이지만, 태영그룹과 대주주가 이날 발표한 추가 자구안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는지가 워크아웃 개시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SBS미디어넷 등 다른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자금 조달 방법과 시기를 상세히 설명하고, 이 계획이 실현되지 않았을 경우 다른 자금 조달 방안까지 제시해야 워크아웃에 동의할 것이라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입장이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자구 계획을 가지고 돈이 나오는 순서가 나오는데, 이 순서에 따라 나올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어떤지, 만약 자금이 부족한 경우 어떤 다른 자산을 어떻게 팔지 등을 태영 측에서 세부적으로 제시해야 주채권은행이 이를 토대로 채권단에 워크아웃 개시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그룹과 대주주의 계획은 알겠으나, 이미 한 차례 자구계획을 미이행한 전적이 있는 만큼 얼마나 자구안을 구체적으로 이행할 것인지 신뢰를 줘야 워크아웃을 통한 기업 정상화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오는 11일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통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채권자는 팩스나 메일을 통해 서면으로 워크아웃 개시에 대한 동의 여부 의사를 산업은행에 전달할 예정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