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 여성 관리자 일정 수준 유지해야…'보직목표제' 신설

9일 국회 본회의서 여성과기인법 일부개정안 의결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연합뉴스 제공

과학기술 연구기관 여성 보직자의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도록 하는 여성 고용 보직목표제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여성과기인법)'의 일부 개정법률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2002년에 제정된 여성과기인법은 여성과학기술인의 양성과 활용에 관한 시책을 마련하고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는 기존의 '채용·재직·승진 목표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보직목표제가 추가됐다. 기존 여성 채용·보직목표제의 목표는 과기연구기관 채용 시 여성의 비율을 30% 유지하고 이에 따라 재직자의 비율도 30%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여성 재직자 비율은 21.8%이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과기연구기관에서 중간관리자급 여성의 비율을 재직자 비율 수준으로 높이는 '보직목표제'가 도입된다. 목표 비율을 달성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적극적 조치' 형태다. 현재 여성 과학기술인의 보직 비율은 12.3%다. 권지혜 WISET 정책연구센터장은 "기관의 의사 결정 시 여성이 과소대표되지 않도록 법적으로 일정 비율을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기준 여성과기인법 제13조에 따르면 42개 정부출연연구소, 80개 국공립연구소, 9개 공사부설연구소 등 131개 기관이 대상이나 이번 개정안이 적용될 자세한 사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의 논의를 통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이번 개정안에는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여성과학기술인이 교육이나 훈련,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여성과학기술인 담당관 제도 추진체계를 강화하는 등 여성과기인 육성을 위한 지원 조치가 신설됐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은 "이번 여성과기인법 개정은 수많은 여성과기인들과 정부, 국회가 함께 노력하여 이루어낸 성과"라며  "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여성과학기술인의 육성·지원과 포용적 과학기술 혁신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