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 트램 사업, 실제 착공 노선은 '위례선' 유일

이민하 기자 2024. 1. 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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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여러 지역에서 앞다퉈 추진했던 '노면전차'(트램) 사업 중 실제로 '첫 삽'까지 뜬 지역은 위례 한 곳뿐 인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에 따르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전국 트램 사업 지역은 모두 30곳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반영은 트랩 사업 추진을 위한 가장 첫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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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0개 트램 사업 중 26개 노선은 계획수립 못해 '지지부진'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4일 오전 울산 남구 매암동 울산항역에서 ‘수소전기트램 실증 운행 시승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3.11.14.


전국 여러 지역에서 앞다퉈 추진했던 '노면전차'(트램) 사업 중 실제로 '첫 삽'까지 뜬 지역은 위례 한 곳뿐 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이 초기 단계인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수준에 그쳤다. 일부 지역은 사업 진행을 중단하거나 사업타당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트램은 지하철 등 다른 열차 사업보다 비용은 적으면서 파급효과는 큰 교통사업으로 선거철마다 단골 공약으로 거론된다.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전철' 사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용수요 부족으로 운영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면 결국 세금으로 손실을 메워야 한다.

9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에 따르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전국 트램 사업 지역은 모두 30곳으로 나타났다. 30개 노선의 총연장은 431㎞, 합산 사업비는 9조5763억원이다. 이중 실제 착공에 들어간 사업장은 서울 위례선 트램(마천역~복정역) 노선 하나뿐이다. 위례선은 지난해 4월에 착공식을 가졌으며 2025년 9월께 개통 예정이다. 총길이 5.44㎞로 사업비는 2614억원이다.
사업타당성 확보 노선도 '동탄도시철도·울산 트램 1호선·부산 씨베이파크선' 세 곳뿐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반영은 트랩 사업 추진을 위한 가장 첫 단계다. 망 계획에 반영돼야 사업타당성 조사나 계획적정성 검토를 받을 수 있다. 타당성 등이 확보되면 기본계획·기본설계·사업계획 과정을 거쳐 착공에 들어간다. 착공 전 사업타당성을 확보한 트램 사업은 동탄도시철도·울산 트램 1호선·부산 씨베이파크(C-Bay~Park)선 세 곳뿐이다.

2009년부터 추진됐던 동탄도시철도는 예산 등 문제로 사실상 백지화됐다가 2022년에야 기본설계에 착수했다. 망포역(병점역)~오산역(동탄역)을 오가는 34.2㎞ 노선으로 총사업비 9787억원이다. 울산 1호선도 2008년부터 노선 변경 등 여러 차례 지연됐다가 지난해 8월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사업구간은 태화강역~신복로터리 11.63㎞다. 도입 열차는 수소전기트램이다. 총사업비는 3280억원이다. 부산 씨베이파크선도 기본설계 단계다. 다만 부산항만 재개발 사업과 연계해 사업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다른 대부분의 노선은 모두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트램 실증 사업으로 선정됐던 부산 오륙도선은 사업비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노선 연장·변경으로 사업비가 기존 487억원에서 1391억원(연장선 포함)으로 증가하면서 타당성 재검토 중이다. 예타가 면제된 대전 2호선 트램은 사업계획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 지장물(사업시행에 방해되는 물건이나 장치) 이설비 등으로 사업비가 당초 7492억원에서 1조4000억원 이상으로 2배가량 늘어나면서다. 인천 송도트램·영종트램1단계 등 5개 사업은 모두 구축계획 수립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국 트램 사업이 난항을 겪는 배경은 지자체, 정치인 등이 설익은 노선안부터 급하게 내놓는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여러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노선 개발안을 세우지만, 실제 사업성·실행방안을 따지는 후속 단계에서 번번이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어서다. 한 교통업계 관계자는 "트램 사업은 도시계획, 버스 등 기존 교통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데, 희망 사항이 먼저 반영된다"며 "현실적으로 사업 규모나 이용수요 분석이 불명확하니 사업 추진이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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