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센터 신속심의 9건 중 4건이 MBC '뉴스하이킥'

박재령 기자 2024. 1. 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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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절차 통해 '신속심의' 상정된 방송 9개 중 7건 MBC 방송
대부분이 한동훈·윤석열·후쿠시마 등 정치 현안 다룬 방송들
보수성향단체 공개 저격 방송들…그들만의 민원 처리 창구?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이하 센터) 절차를 통해 '신속심의'에 상정된 방송 9건 중 7건이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뉴스데스크' 등 MBC 방송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방송 대부분이 한동훈 전 장관, 윤석열 대통령 등이 언급된 정치적으로 첨예한 내용이며 국민의힘, 공정언론국민연대 등 보수성향의 정당·단체가 방통심의위에 공개적으로 민원을 넣겠다고 밝혔던 방송들이다.

▲ 방통심의위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방통심의위가 '신속심의'에 나선 안건 대부분은 MBC 방송이었다.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이 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MBC 뉴스데스크'(3건)가 뒤를 이었다. 그 외에 KBS라디오 '주진우라이브'와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각각 1건이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달 운영이 종료된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에 접수된 민원 중 '위원장 단독' 혹은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제의를 얻어 신속심의 안건으로 확정된 민원들이다.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민원 접수 후 심의까지 10개월 가량이 걸리지만 해당 안건들은 약 1.5개월 만에 상정됐다.

9개 안건 모두 여권 추천 위원들의 제의로 이뤄졌다. 황성욱·허연회·김우석(국민의힘 추천) 위원 3인, 류희림 위원장(윤석열 대통령 추천) 포함 4인, 류희림 위원장 단독 제의 등 3가지 방식으로 신속심의 절차에 올랐다.

방통심의위는 차후 3차례에 걸친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를 통해 신속심의에 나선다. 차기 방송소위에서 MBC 뉴스데스크 '후쿠시마 오염수 2차방류 보도'(2023년 10월3일), KBS '주진우 라이브'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동훈 법무부장관 관련 발언 장면(2023년 9월22일)을 심의한다.

그 다음 회의에선 SBS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피프티 관련 방송(2023년 8월19일)과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한동훈 장관의 국가배상법 개정안 발의 여부 발언(2023년 10월24일), 'MBC 뉴스데스크' 방통심의위 MBC 과징금 부과 보도(2023년 11월13일)에 신속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MBC 뉴스데스크' 당근칼 보도(2023년 11월21일),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대담(2023년 10월31일),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윤석열 대통령 '시중은행 횡포 대책 마련'에 대한 논평(2023년 11월1일),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윤석열 대통령 물가 정책에 대한 진행자 논평(2023년 11월6일) 등을 다루며 센터를 통한 '가짜뉴스 심의'는 마무리된다.

▲10월3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신속심의 안건 9개 중 SBS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피프티 방송과 뉴스데스크 '당근칼' 보도를 제외한 7개 안건이 정부, 국민의힘 등 여권과 이해관계가 있는 '정치심의' 안건이다. 실제 가장 먼저 신속심의가 이뤄지는 MBC 뉴스데스크 방송(2023년 10월3일)과 KBS 주진우라이브 방송(2023년 9월22일)은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장겸)가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하며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넣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 외 안건들 역시 보수 성향 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가 주간 모니터링을 통해 편파·왜곡 방송이라며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넣겠다고 밝힌 방송들이다. 특히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대담(2023년 10월31일), 'MBC 뉴스데스크' 방통심의위 MBC 과징금 보도(2023년 11월13일) 등은 보수 성향 MBC 제3노조와 MBC새기자회 등이 공개적으로 편파방송이라며 문제 제기한 바 있다.

한동훈 장관의 국가배상법 개정안 발의 여부를 다룬 '뉴스하이킥' 방송(2023년 10월24일)은 법무부가 직접 나서 “허위선동”이라 규정하기도 했다. 사실상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가 여권을 비롯한 보수의 '민원 처리 창구'가 된 셈이다.

거론된 9건 이외에는 현재 '신속심의' 절차를 밟고 있는 방송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1일 방통심의위는 센터 운영을 지난달 31일부로 종료하고 2024년부터 상시 신속심의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신속심의 절차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운영했기에 '상시 신속심의'로 전환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센터 출범 전부터 직원들이 반발했고, 출범 후엔 팀장급 11명·평직원 150명 연서명이 나오는 등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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