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재테크 시작한 투자자, 북미·채권 펀드에 베팅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대비 이번달 8일 기준 국내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5989억원 늘었다.
이는 이 회사가 분류하는 유형별 펀드 중 일반적으로 유동자금 유입이 많은 머니마켓펀드(MMF)다음으로 가장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86억원 늘어난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금까지의 미국 금리인상 기조가 올해부터 하락으로 바뀔 것이라는 정책 변화 예상에 가격상승이 점쳐지는 채권투자 상품에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향후 미국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내려갈 경우 채권가격이 오른다. 금리가 높은 수준인 현재 미리 채권을 사 놓으면 나중에 금리가 내려갔을 때 그만큼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역시 미국 금리 흐름을 따라가는 만큼 향후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에 채권형 펀드에 투자자들이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현재 5.50%이며 시장은 3월을 시작으로 연내 5~6회 금리 인하(예상)를 반영 중”이라며 “이에 영향을 받은 국내 금융시장 또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5월 이후 분기당 1회, 연내 3회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에 쏠리는 투자심리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발휘됐다. 국내채권형 ETF 설정액은 올해 들어 5185억원 늘어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ETF(3219억원), 해외주식형 ETF(1120억원)의 증가속도를 훌쩍 뛰어넘었다.
실제 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아직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조사 기간 전체 설정액 증가분의 71%(4278억원)이 초단기채권 펀드에 몰린 것도 주목된다.
전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기준금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행 전까지는 초단기물에 투자해 고금리를 향유할 수 있다”며 “CD(양도성예금증서)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활용할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기간 초단기 상품으로 분류되는 KODEX CD금리액티브 ETF 설정액이 3481억원 늘어 전채 채권형 펀드(ETF 포함) 상품 중 가장 많이 몸집을 키웠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의 하루치 금리 수준을 매일 복리로 반영해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파킹형’ 종목이다. 국고채, 은행채 등 구성종목의 89%가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채권형 ETF기도 하다.
일반 공모펀드 중에도 역시 단기채에 투자하는 코레이트 초단기금리 혼합자산 투자신탁과 유진챔피언 단기채 증권 자투자신탁(채권) 설정액이 같은 기간 각각 496억원, 469억원씩 늘었다.
1월 첫주 뉴욕증시가 하락하며 부진하게 출발했지만, 지난해에 계속됐던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 고공행진이 올해 역시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본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과 경기를 견인한 매그니피센트7으로 대변되는 기술주의 상승세 역시 펀더멘탈 상의 큰 변화가 없다는 측면에서 연초 조정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북미 투자 펀드 중에서는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올해 들어 각각 245억원씩 설정액 규모를 늘렸다. 미국S&P500 ETF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구글(알파벳) 등 미국 기술주를 골고루 담아 인기를 모았다.
나스닥 100 지수 관련 파생상품과 주식, ETF에 투자하는 KB스타 미국나스닥100 인덱스 증권 자투자신탁에도 자금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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