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동행' 철학 영향력 어디까지?"…삼성 임직원, 올해 233억 기부 약정

권용삼 2024. 1.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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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프로그램 선택해 기부금 약정…매월 급여서 자동기부
올해 임직원 재능 기부자 전년 대비 2배 늘려 1000여명 모집 계획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다. 대신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

지난 3월 구미 삼성전자 스마트시티를 찾은 이재용 회장은 "기부왕, 봉사왕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던 도중 이처럼 말했다. 평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동행'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을 따라 삼성도 기부 문화 확산에 앞장서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9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임직원들은 올해 기부금을 내거나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싶은 사회공헌(CSR) 사업을 선택해 기부를 약정하는 '기부 페어'에 참여해 약 233억원의 기부 약정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올해 임직원 재능 기부자도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늘려 1000명 넘게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의 주요 관계사들은 지난해 11월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들이 기부를 약정할 수 있는 '나눔과 상생의 실천, 삼성 CSR' 코너를 개설했다. 

이에 임직원들은 지난 연말까지 이 코너에 들어가 본인이 어떤 CSR 프로그램에 기부할지 선택하고 원하는 기부 금액을 약정했다. 약정한 금액은 올해 매월 급여에서 임직원이 선택한 CSR 프로그램에 자동 기부되는 방식이다.

아울러 임직원들은 소속된 관계사가 참여하는 CSR 프로그램에 기부 약정할 수 있다. 가령 삼성전자의 경우 임직원들은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삼성희망디딤돌 △삼성푸른코끼리 △삼성드림클래스 가운데 골라 기부를 약정했다. 또 삼성생명 임직원들은 △삼성 안내견 사업 △희망디딤돌 △드림클래스 △삼성 생명존중사업 가운데 선택해 기부 약정했다.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교육생을 위한 멘토링 재능 기부에 나선 삼성전자 홍채희 프로(왼쪽 두번째)가 SSAFY 교육장에서 교육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회사 측에 따르면 매년 기부 약정에 참여하는 삼성 임직원 수는 전 관계사 재직 인원의 약 70%에 달한다. 지난 해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웠지만 임직원 가운데 약 70%가 기부 페어에 참여했다.

사업별로 보면 자립준비 청년들의 주거 안정과 취업을 지원하는 희망디딤돌의 약정액이 가장 많이 몰렸다. 이어 대학생 멘토들이 중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드림클래스 사업과 사이버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CSR 사업인 푸른코끼리 순으로 약정액이 많았다.

삼성은 더 많은 임직원들이 기부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임직원이 약정한 기부금과 동일한 금액의 '1:1 매칭금'을 해당 CSR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기부한 금액은 두 배로 늘어나 실제 CSR 프로그램에 지원된다.

앞서 '매칭 그랜트'는 지난 2010년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임직원 개인 기부 시스템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임직원이 낸 기부금과 회사가 매칭 기부한 금액의 합계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총 6318억원에 이른다.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교육생을 위한 멘토링 재능 기부에 나선 김진현 삼성전자 프로(왼쪽 세번째)가 SSAFY 교육장에서 교육생들과 서로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와 함께 삼성 임직원들은 연말 기부 페어를 통해 금전적 기부는 물론 CSR 사업에 직접 참여해 임직원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재능 기부'도 약정했다.

삼성 임직원들의 재능 기부는 △CSR 수혜자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진로∙직업 등을 상담해주는 '재능 멘토링' △강사로 나서 수혜자들의 학습을 돕는 '학습 멘토링' △CSR 행사에 진행요원∙홍보대사로 참여하는 '서포터즈 활동'으로 나뉜다.

삼성은 재능 기부를 신청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성 △봉사 경험 △동기를 평가해 기부자를 선발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삼성 관계사들에서 재능 기부자로 선발돼 활동한 임직원은 총 600여명이다. 지난해 SSAFY 재능 기부자로 선발돼 활동한 임직원은 138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연말까지 재능 멘토링과 학습 멘토링 활동을 진행했다.

지난해 진행한 CSR 사업 중에는 드림클래스 재능 기부자가 271명으로 가장 많았다. 푸른코끼리와 희망디딤돌 사업에 재능을 나눈 임직원은 각각 79명, 30명이다.

올해부터는 임직원들이 재능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CSR 프로그램이 확대됐다. 이에 삼성 임직원들은 기존 △SSAFY △희망디딤돌 △푸른코끼리 △드림클래스 등 4개 CSR 사업에 더해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안내견 사업' △스포츠 교육을 통해 다문화청소년들의 자존감과 사회성을 높이는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 △노인세대의 디지털 활용 역량을 향상시켜주는 '삼성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 △생명존중사업 △눈 질환과 시력저하를 겪는 저소득층에게 무료 안과 진료∙수술을 지원하는 '무지개 사업'에 대해서도 재능 기부를 신청했다.

삼성은 신청한 임직원 중 심사를 거쳐 올해 9개 CSR 프로그램에 참여할 재능 기부자를 총 1090명 선발할 계획이다. 예년의 500~600명에 비해 2배로 늘린 규모다.

삼성드림클래스 재능 기부에 참여한 김수진 삼성서울병원 간호사(사진 중앙)가 경기 일산동중을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밖에 삼성은 '함께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이라는 CSR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과 상생협력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 교육 중심 활동으로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 △삼성희망디딤돌 △삼성드림클래스 △삼성푸른코끼리 △기능올림픽기술교육 등 청소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희망디딤돌 사업과 안내견 사업,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생명존중사업에 각각 5만원씩 매월 15만원을 기부하는 김도원 삼성생명 프로는 "나의 작은 기부가 힘든 이웃들에게는 역경을 이겨낼 힘을 주고, 더 많은 동료 임직원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해 희망디딤돌 재능 기부에 참여한 조건영 삼성전자 프로는 "사내에서 '코칭'에 관한 교육을 받은 것을 계기로 희망디딤돌 멘토링에도 참여했고 멘토링을 통해 자립준비 청년과 교감하며 자신감을 줄 수 있어 기뻤다"며 "앞으로도 공익을 위한 외부 코칭 활동 등 봉사를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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