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모옌의 개구리와 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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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물이 강을 이룰지라도 초과 출산은 허용할 수 없다' 중국공산당이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이른바 '계획생육'에 필사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CBS와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첫 발제자로 나섰던 카렌 보겐슈나이더 위스콘신대학교 교수는 "대한민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출산율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인지하는 게 출산율을 높이는 가장 첫 번째 단계"라면서 "정부와 기업, 사회가 출산에 대한 보상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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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 소설 '개구리' 폭력의 참상 묘사
저출산은 '행복'에 관한 문제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 슬로건처럼
국가·사회가 개인 압박해선 안돼
행복추구 저해 안되게 확실한 보상해야
'핏물이 강을 이룰지라도 초과 출산은 허용할 수 없다'
중국공산당이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이른바 '계획생육'에 필사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을 인위적으로 막는 계획생육 정책을 중국 공산당은 30년이상 지속했다.
201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중국 작가 모옌은 당시 시대상을 소설 '개구리'를 통해 실감나게 드러냈다.
산부인과 의사인 주인공 '고모'는 중국 공산당의 정책을 신봉하면서 임신한 임산부들을 수술대에 올려 수천명의 태아들을 처참하게 희생시킨다.
그러던 중국이 2021년부터 3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했고, 나아가 다자녀 출산시에 혜택을 주는 출산장려 정책으로 돌아섰다.
중국의 합계 출산율이 2022년 1.09명까지 떨어졌고 인구수도 2100년 5억명 대로 급감할 거란 예측이 나오자 인구 문제가 중국 경제에 암울한 변수로 떠올랐다.
역시 먹고사는 문제다.
이제 대한민국 얘기이다.
2023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30 청년층 10명 중 3명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절반 이상은 결혼해도 출산을 하지 않을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고보니 결혼 이후에도 자녀를 갖지 않는 젊은 부부들을 어렵지 않게 본다.
곧 다가올 설명절에 묻지말아야 할 질문 3가지가 있다.
진학, 취업, 결혼
요즘엔 갓 결혼한 젊은 부부에게 묻지 말아야 할 질문으로 '임신 출산계획' 하나를 추가해야 할 듯하다.
2022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8명에 이었고 오는 2월에 발표될 2023년 출산율은 0.6명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결정인 임신과 출산에 국가나 사회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무리가 있지만 모옌의 소설 개구리처럼 강압적이 아닌 이상 효과를 보기도 쉽지 않다.
경제활력을 상실할 거라거나 이대로 가면 결국 국가소멸에 이를 거란 전망으로 개인들을 압박해도 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이다.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거나 희생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면 개인의 행복과 출산율 반등이 모순되지 않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건 슬로건처럼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지난해 11월 CBS와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첫 발제자로 나섰던 카렌 보겐슈나이더 위스콘신대학교 교수는 "대한민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출산율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인지하는 게 출산율을 높이는 가장 첫 번째 단계"라면서 "정부와 기업, 사회가 출산에 대한 보상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저출산이 가져온 각종 경고음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확실한 보상을 통해 출산이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여당 한동훈 비대위가 총선 1호 공약으로 '저출산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기존 제도를 대폭 보완·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진다. 여야를 떠나 정치권에서 1호 공약으로 저출산 대책이 제시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개인의 행복까지 고양시킬 수 있는 해법들이 담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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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성기명 논설위원 kmsu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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