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엘케이, 美 진출 속도…"5년 후 연매출 6천억 달성"
제이엘케이가 뇌졸중의 진단·치료를 아우르는 '토탈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앞세워 53조원 규모의 글로벌 뇌졸중 치료 시장을 정조준한다. 국내 최초로 비급여 시장에 진입한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국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 5년 후 연 매출 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빠른 고령화로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 제이엘케이의 AI 솔루션에 대한 의료 현장의 만족도도 높아 향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이엘케이는 9일 콘래드서울에서 '2024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임상 현장 도입된 AI 솔루션의 유용성과 미국 진출 등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동민 대표는 "올해부터 전체 뇌졸중 AI 솔루션의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2028년까지 대형병원과 이미징 센터 3000개소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연 매출 6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뇌졸중은 세계적으로 3초에 1명씩 환자가 발생하고, 10명 중 7명은 영구장애를 갖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70세 미만 환지 비율이 63%로 비교적 젊은 시기 발생해 사회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 진단부터 치료, 관리 등 글로벌 시장 규모는 53조원에 이른다.
현재 제이엘케이는 뇌경색 유형 분석 솔루션인 'JBS-01K'와 중증도를 예측하는 'JBS-02K', 대뇌혈관폐색의 조기 검출을 돕는 ''JBS-LVO' 등 뇌경색과 뇌출혈을 포함한 전주기 AI 솔루션 개발을 완료했다. 특히, 이 중 지난해 영상진단 AI로는 국내 최초로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된 'JBS-01K'는 국내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 373개소에 도입돼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 평가는 긍정적이다. 일손을 덜어주는 동시에 환자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의료 AI 적용 경험을 발표한 김치경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제이엘케이의 AI 솔루션은 미세한 뇌경색을 찾고, 뇌혈관을 막는 혈전(피떡)이 어디서 기원한 것인지를 제시해 적절한 약물을 처방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의료 현장에서 당장 의사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는 몇 안 되는 AI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김동억 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도 "뇌졸중은 막히고 터진 혈관을 찾아 빠르게 치료하는 게 핵심"이라며 "필수 의료 인력난에 CT, MRI 등 판독할 영상은 점점 늘어 의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의료 AI가 이를 보조하면 오진 가능성을 낮추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이일케이의 뇌졸중 AI 솔루션 개발에는 국내 11개 병원에서 수집한 1만3000명의 뇌졸중 데이터가 활용됐다. 양질의 데이터는 견고한 진입 장벽을 형성했고, 이후에도 임상 의사와 교류를 토대로 품질 고도화를 이뤄냈다. 경쟁사인 미국의 래피드AI(Rapid AI)와 이스라엘 비즈 AI(Viz AI)와 비교해 성능 면에서 뒤처지지 않고 솔루션 개수도 11개로 두 회사보다 더 많다. 최근 대한뇌졸중학회 공식 학술지(Journal of Stroke)에 실린 국내 연구에 따르면 'JBS-01K'의 뇌경색 검출률은 98.1%로 래피드AI 솔루션의 검출률(39%)을 크게 앞섰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기존에 없던 시장을 개척해야 했다면 미국에서는 이미 경쟁사의 AI 솔루션이 병원·이미징 센터 등 각각 1600개소, 1200개소에 도입됐다"며 "오히려 굉장히 간단한 싸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뇌졸중 전주기 솔루션의 다양성과 검증된 성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게 가능하단 것이다. 그는 "글로벌 의료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규모는 35%로 한국(1.5%)을 크게 앞선다"며 "우리의 'LBS-LVO'와 동일한 경쟁사의 뇌졸중 AI 솔루션이 혁신 보험 수가(NTAP)를 적용받고 1년 만에 1100%(11배) 폭발적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면서 매출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끝으로 "올해는 국내 비급여 처방을 통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힘써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다. 2028년에는 뇌졸중 AI 솔루션을 모든 병원에 당연히 구축해야 하는 인프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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