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줄폐원’ 막아라…800억 투입해 영아반 최대 69만원 인센티브

세종=손덕호 기자 2024. 1. 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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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이 심각해지며 한 해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줄자 어린이집이 줄줄이 폐원하고 있다.

정부는 어린이집이 문 닫지 않고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최대 69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월부터 0~2세 영아들이 보다 쉽게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영아반 인센티브'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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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3명인 0세반은 1명이라도 못 채우면
보육료 받아서 보육교사 최저임금도 못 줘
출생아 줄어 서울 어린이집 하루 1.3개씩 문 닫아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영락교회 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뉴스1

저출산 현상이 심각해지며 한 해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줄자 어린이집이 줄줄이 폐원하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를 맡길 어린이집을 찾기 어려워지며 양육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정부는 어린이집이 문 닫지 않고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최대 69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월부터 0~2세 영아들이 보다 쉽게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영아반 인센티브’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태어나는 아동이 줄어들어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도 감소하고, 재원하는 아동 수에 따라 지원하는 보육료만으로는 보육교사 인건비를 지급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0세반은 정원이 3명이다. 이보다 1명 적은 2명의 영아가 다닐 경우 이들의 보육료 수입(234만원)만으로는 보육교사 1명의 최저임금(245만원)도 충당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폐원을 선택하는 어린이집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아이가 감소하며 2018년부터 5년 간 어린이집이 하루에 1.3개씩 문을 닫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영유아 수는 32만2000명이다. 5년 전인 2018년 말(47만1000명)보다 32% 감소했다. 어린이집 평균 정원 충족률은 86.2%에서 72.7%로 낮아졌다. 2018년 말 이후 어린이집은 2157개(26%) 폐원했다. 어린이집은 동(洞)마다 평균 14개씩 있었지만, 지금은 10.5개 수준이다. 어린이집 간 거리는 291m로 2018년(249m)보다 42m 늘었다.

이 때문에 맞벌이 가정 등 영유아를 어딘가에 반드시 맡겨야 하는 가구는 어린이집을 이용하려 멀리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집이 갑자기 문을 닫으면 새로운 어린이집을 찾아 대기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보육 인프라가 악화돼 부모들이 아이 낳기를 꺼리는 경향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복지부는 이번에 마련한 인센티브 제도로 영아반 현원이 정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보육교사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한 수준의 추가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원이 정원의 50% 이상일 경우 부족한 인원만큼의 기관보육료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정부가 추가로 지원하는 보육료는 정원 대비 부족한 인원 1명당 0세반 월 62만9000원, 1세반 월 34만2000원, 2세반 월 23만2000원이다. 예를 들어 정원이 7명인 2세반에 4명이 다닐 경우, 이 어린이집은 정원보다 부족한 3명분의 월 보조금 69만6000원을 지원받는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이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국비 796억1200만원이다. 복지부는 영아반 인센티브로 민간·가정 어린이집 2만1000개에 영아반이 개설·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모가 원하는 때에 집 근처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어린이집 이용자 조사에서 부모들은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집과의 접근성’(43.9%)을 ‘보육의 질’(31.5%)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영아반 인센티브는 기존에 지원되는 기관보육료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집에서 신청해야 지원받을 수 있다. 김현숙 복지부 보육정책관은 “저출산 대책의 최전선에 있는 어린이집이 운영 어려움 없이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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