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입의향, 전기차 떨어지고 하이브리드 올랐다
급상승하던 전기차 구입의향 1년새 40% 줄어
하이브리드, 부동의 1위 가솔린 제치고 첫 1위
“소비자는 전기차의 가치를 원점에서 재검토 중”
1. 전기차 시장 전망이 어둡다. 수년간 급증하던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들어 감소했고, 구입의향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며 수요에 빨간불이 켜진 모양새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해 7월 실시한 '제23차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매년 7월 10만명 대상)'를 통해 앞으로 2년 이내(2025년 6월 이전) 새차 구입 의향이 있는 예비 소비자 3만 2671명에게 원하는 자동차 연료 타입을 묻고 지난 설문 결과와 비교분석했다.
연료타입별 구입의향률 : 전기차 10%p 하락, 하이브리드 7%p 상승
2023년 조사에서 향후 2년 내 새차 구입 의향자가 원하는 연료 타입은 하이브리드(38%), 가솔린(36%), 전기차(15%), 디젤(7%) 순이었다.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7%포인트(p) 뛰어오르며 이제껏 부동의 1위였던 가솔린을 제쳤다. 그 동안 꾸준히 상승했지만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리드의 강점인 연비 효율성과 친환경성이 입증된 데다 전기차 인기 하락의 반사이익도 봤다. 가솔린은 3년만에 반등했고 디젤은 오랜 하락세를 멈췄다.
유일하게 하락한 것은 전기차다. 전기차 구입의향은 2020년까지 4~5%대를 유지하다 2021년 18%로 껑충 뛰며 디젤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2022년엔 25%로 큰 폭 상승(+7%)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턱밑까지 추격했으나 2023년 급락하며 차이가 다시 크게 벌어졌다. 전기차의 하락분(-10%p)을 하이브리드(+7%p), 가솔린(+3%p), 디젤(+1%p)이 나눠 가진 셈이다.
극적인 변화의 주된 원인은 가격·비용·안전성
자동차는 소비자에게 최고가, 최고관여의 특수한 상품이다. 지난 몇 년간 전기차 구입의향의 급등과 급락(5%→18%→25%→15%)은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열광적으로 환영받던 상품이 어느 순간 갑자기 외면받게 됐음을 보여준다. 이런 극적인 변화는 어디에서 왔을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나 소비자 관점에서의 주된 원인은 △가격 △비용 △안전성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격'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초고속 성장과 해외 진출이 가격전쟁을 촉발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제작사 간의 사활적 경쟁은 소비자에게 더 좋은 성능의 차를 더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들은 구입 계획을 유보하고 더 좋은 제안을 기다릴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용' 면에서, 전기차 가격은 싸지고 있지만 운용 비용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금전적인 비용은 별 부담이 되지 않으나, 보급 확대에 따라 충전과 관련된 시간과 심리적인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나아가 전기차의 차세대 대중 소비자(Mass Follower)가 느끼는 부담은 얼리어답터와는 전혀 다르다. 이들은 현재의 인프라가 당연하지도 감내할 만하지도 않다. 충분한 인프라가 제공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또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크게 번지고 있다. 화재, 급발진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화재 위험성을 감안해 2023년 10월 전기차를 '신종 재난 위험요소'로 지정했다. 국가 공인 위험요소가 된 셈이다. 전기차의 화재는 1000℃ 이상의 고열로 진화가 어려워 많은 주차장이 출입을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큰 손실의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대형 재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피 대상이다.
글로벌 시장과의 상관관계 관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승용 기준, 국토교통부 자료)은 2020년부터 3년간 3.1만대→7.1만대→12.4만대로 폭증하다 2023년(11월 기준) 10.5만대로 감소했다.
전년 동기(11.6만대) 대비 10% 줄어든 수치다. 2023년 7월 조사 시 소비자 구입의향이 더 크게 하락(-40%) 한 것을 감안해 “올해는 전기차 수요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컨슈머인사이트는 예상했다.
수요가 줄 뿐 아니라 국내외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전망했다. 가격 외에도 상품, 기능, 인프라, 서비스 등 전 측면에서 사활적 경쟁이 벌어질 것이고, 소수만 살아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한국과 달리 '23년 31% 증가한 글로벌 시장 역시 수요 감소를 맞을 수 있다.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여겨지는 한국시장은 더 실험적이고, 역동적인 적자생존의 장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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