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 척 지분 속여 영업한 대기업, 면세점 운영권 취소

다국적 대기업이 최다 출자자이지만, 지분이 낮은 것처럼 위장해 김해공항에서 수년간 영업한 면세점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듀프리토마토쥴리 코리아 대표이사와 해당 법인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부산지검에 송치하고 면세점 운영권을 취소했다고 9일 밝혔다.

세계 2위 글로벌 면세사업 기업인 스위스 듀프리와 국내의 한 법인이 합작 투자해 설립한 듀프리토마토쥴리 코리아는 2014년 3월부터 김해공항에서 수익률이 높은 주류, 담배를 독점적으로 판매했다.

스위스 듀프리는 전 세계 34개 이상 국가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고, 자산총액이 14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관세청은 전체 면세점 운영권 가운데 3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부여하고 있는데, 당시 듀프리토마토쥴리 코리아는 스위스 듀프리가 70%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데도 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운영권을 받았다.

이후 대기업이 최다출자자일 경우 면세점 운영권을 받지 못하도록 관세법이 개정됐다.

듀프리토마토쥴리 코리아는 이에 5년 뒤인 2019년 운영권을 갱신할 때 스위스 듀프리의 지분율이 70%에서 45%로 변경된 것처럼 위장했다.

이 기업들은 지분 매매 계약서, 외국인 투자 법인 신고 등을 제출해 지분율을 하향 조정한 것처럼 속였고 결국 중소기업 자격으로 면세점 운영권을 갱신했다.

세관 조사 결과 실제로는 스위스 듀프리가 별도의 계약으로 여전히 듀프리토마토쥴리 코리아의 지분 70%를 유지하면서, 면세점 운영 권한과 수익 대부분의 배당 권한 등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세관은 이들이 최다 출자자 요건을 회피해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것으로 보고, 지난해 12월 초, 면세점 대표 이사들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12월 말 최종적으로 이들 면세점의 기존 특허를 취소했다. 듀프리토마토쥴리 코리아는 1월 말까지 재고 물품을 정리한 뒤 최종적으로 운영을 종료한다. 앞으로 2년간 국내 모든 면세점의 사업자 신청이 제한된다.

관세청은 김해공항 면세점 공백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겪지 않도록, 입찰공고와 신규 특허절차를 빨리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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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김혜경 기자 hk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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