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 관장 "효율성·소통 역점…근현대 미술 위상 재정립할 것"
2024년 전시 계획 공개…6개 핵심 사업 추진
공석 학예실장 공모…3월 중 임용 계획
한국 현대미술 다양성·확장…소장품 구축 시스템 강화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효율성과 소통. 김성희(65)국립현대미술관장의 새해 화두다.
9일 국립현대미술관 3개년 중기 운영방향을 발표한 김성희 관장은 "제 목적은 미술관의 근간을 단단히 하고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15일 임명장을 받은 후 첫 취임 일성이다.
김 관장은 우선 자세를 낮췄다. "역량이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현장 생활(전시 기획)이 30년이 넘었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은 국가의 대표 미술관으로 관심 많은 기관이었고 어려운 기회이지만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며 관장의 책무와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동안 미술관은 관장의 조기 사퇴, 학예실장 공석, 학예사 갑질 문제 등으로 논란이 잇따르면서 시끄러웠다. 이에 김 관장은 "조직 안정 최우선"을 가장 역점에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2년 간 공석인 학예실장 자리도 3월 경 채워질 예정이다. 김 관장은 "이미 공고를 내 공모 중으로 2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면 3월 임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모든 인사도 적재적소에 효율성 하나만 보고 진행했다"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예직 등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등 최대한 시간을 많이 가지겠다"면서 "체력을 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기 3년 안에 보일 정도로 바뀌지 않겠지만 뱃머리에 각도가 0.1 각도만 달라져도 10년이 지나면 차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그런 마음으로 재임 동안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초를 튼실하게 구축하는 것을 우선적인 과제로 삼았다. 충실한 전시 기획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체계적인 연구에 기반한 수준 높은 소장품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김 관장은 2024~2026년 3개년 중기계획으로 6가지 핵심 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연구 기반 한국 근현대미술 Re-프로젝트’, ▲‘국제미술 작품 수집 대폭 강화’, ▲‘MMCA 리서치 펠로우십’ 추진, ▲‘지능형 미술관 시스템’▲‘무장애 미술관, 모두의 미술관’▲‘에콜로지 플랫폼’을 실천한다는 목표다.
2024년 전시는 현대미술 다양성과 확장성을 초점으로 추진한다. 국내 처음으로 조경, 도자, 자수 등 소외 분야 작가 작품을 조명하고, 아시아 국제기획전 및 해외 기관과의 공동주최전 등 적극적인 교류로 한국미술을 전 세계로 확장한다.
서울관에서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아시아 여성 미술을 초국가적·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국제기획전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9월), 덕수궁관에서는 중국미술관과 공동기획한 ▲'한(韓)·중(中) 근현대 회화전'(11월)을 선보인다. 아울러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시는 2월부터 LA해머미술관을 순회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은 7월부터 대만 타오위엔시립미술관을 순회한다.
이날 발표된 20여 개의 전시들은 예년과 비슷한 분위기다. 올해는 매년 굵직한 행사로 10년 간 열어오던 'MMCA 현대차 시리즈'도 지난해 종료되어 기업과의 후원 전시도 새로 모색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성희 관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방향을 크게 설정하지는 못했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다만 "기업과의 전시는 현재 논의 중인 상태"라고 귀띔했다.
김 관장은 "지난해 장욱진, 이신자, 김구림 등 한국 근현대미술사 거장 연구를 기반으로 미공개 작품·자료를 발굴하여 선보이고 미술사적 가치를 조명하는데 노력해온 만큼 올해도 근현대미술사 거장 연구 전시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미술관 학예직들의 자발적·수평적 연구로 운영되는‘연구분과’를 활성화하고,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중견 및 대가 심층 연구, 한국 근현대미술의 미술사적 궤적을 거시적, 미시적 시각으로 추적하는 한국미술사 심층 연구의 두 축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미술사에 기반한 기획전과 개인전 등이 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 각 관별 특성에 맞추어 균형감 있게 전개된다.
김성희 관장은 "국립미술관으로서의 공적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오는 10월 여는 이강소 작가전(이수연 학예연구사가 담당)은 올해 대표 전시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 올해 총 예산은 701억이다. 이 가운데 소장품 구입 예산은 47억 원이 배정됐다. 김 관장은 현재 미술관 소장품은 1만1500여 점으로 해외 미술품은 8.5%에 그쳐, 해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국제 미술품 소장을 늘릴 계획이다. "구입 예산 가운데 20%를 해외미술품 구매에 투자하고 후원을 적극 유도하는 한편, 꼭 구입해야 할 미술품이 있을 경우 특별예산 형식으로 책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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