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모의고사 지문, 수능 이어 EBS 감수본에도 있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2024. 1. 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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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입시업체의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지문이 비슷한 시기 제작된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도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EBS 교재 최종본에서는 제외됐으나, 한 영어 지문이 수능과 사설 모의고사, EBS 교재에 모두 겹치는 것은 우연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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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입시학원 강사 제공 사설 모의고사 지문(왼쪽)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 23번 문항. 온라인 커뮤니티·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형 입시업체의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지문이 비슷한 시기 제작된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도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EBS 교재 최종본에서는 제외됐으나, 한 영어 지문이 수능과 사설 모의고사, EBS 교재에 모두 겹치는 것은 우연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이 그해 나온 일타 강사의 모의고사 문제집과 이듬해 출간 예정이던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 들어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해당 지문이 발췌된 책은 당시 국내에서 출간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1월 시행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은 지문을 읽고 주제를 찾는 3점짜리 문항이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넛지’의 저자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출간한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됐다.

수능 직후 입시 커뮤니티 등에선 이 지문이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일타 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과 한 문장을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수능 직후부터 닷새간 받은 이의신청 660여 건 중 100여 건이 영어영역 23번 문항에 집중됐다.

하지만 평가원은 ‘문제·정답 오류’에 대한 이의 신청이 아니라며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해 교육부가 ‘사교육 카르텔 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해당 문제가 다시 접수됐다. 교육부는 이 일타 강사가 현직 고교 교사 4명에게 돈을 주고 ‘문항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보 받았다. 이에 청탁금지법 등 위반 혐의로 이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편 해당 지문은 EBS 감수본에 실려 있다가 이듬해인 2023년 1월 출간 당시에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에 출제됐던 기출문제여서 최종 감수 과정에서 빠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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