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일 만에 다시 열린 이화영 재판…의견 불일치로 또 공전

법관 기피 신청 등으로 중단됐다가 77일 만에 다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의혹 재판이 피고인과 변호인 간의 의견 불일치로 또다시 공전했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오늘(9일) 오전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오늘 재판에서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에 대한 변호인 측 반대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 전 부지사와 변호인 간 의견 불일치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날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현철 변호사는 "증인 신문 준비됐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반대신문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김 변호사의 옆에 앉은 이 전 부지사가 제지하자, 김 변호사는 "안부수, 김성태 진술증거를 탄핵하려고 했다. 모순된 증거와 새로운 거짓말로 진술해서 기회(반대신문)를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 피고인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기일 이전에 반대신문 진행 여부를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검찰은 "반대신문은 수개월 전부터 이야기됐는데 이제 와 결심이 다가오는 시점에 따로 준비하겠다는 것은 당혹스럽다. 재판 지연 목적에 따른 것이며 변론권, 방어권 남용"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10월 이 전 부지사 측이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한 지 77일 만에 열렸습니다. 앞서 지난달 28일 대법원은 이 전 부지사 측의 기피신청에 대해 최종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 전까지 이 전 부지사 측의 반대신문 여부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6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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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