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맹방 'BTS 성지' 지식재산권 문제로 주중 철거

2021년 설치돼 '아미' 성지순례 코스…최근 소속사 요구에 철거결정
전국 곳곳 'BTS 성지' 비슷한 수순 밟을 듯

한류스타 BTS(방탄소년단)의 버터(Butter) 앨범 재킷 촬영지인 강원 삼척 맹방해변 BTS 포토존이 곧 철거될 예정이다.

9일 삼척시에 따르면 최근 맹방해변 BTS 포토존에 설치돼 있는 조형물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연말 BTS 소속사 하이브 측에서 삼척시에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관련 조형물을 모두 철거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삼척시는 2021년 7월 BTS 버터 앨범 재킷 촬영지 맹방해변에 당시 앨범 재킷 콘셉트인 파라솔과 선베드, 비치발리볼대, 서핑보드 등을 그대로 복원, BTS 팬클럽인 아미(ARMY)의 대표적인 성지순례 장소가 됐다.

지난 2022년에는 5000만원을 투입해 추가 보수를 하기도 했다. 설치단계부터 현재까지 해당 포토존에 들어간 비용은 약 1억원 정도.

삼척 남부권에 위치한 맹방해변은 백사장이 넓고 수심이 얕아 삼척 제1해수욕장으로 불려왔지만, 삼척 북부지역인 삼척해변에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접근성 등의 이유로 방문객이 발길이 뜸해지고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BTS 포토존의 설치로 코로나와 비수기에도 맹방해변의 관광객이 꾸준히 늘었으며, 국․내외 BTS 아미들의 방문도 꾸준히 이어져 삼척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내비게이션, 카드사 매출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강원권 중심관광지 순위에서 맹방해변은 포토존 설치 전인 2020년 14위에 불과했지만 BTS '버터' 앨범이 발매된 2021년 6위로 껑충 뛰었다.

포토존 설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22년에는 3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BTS라는 브랜드 하나가 죽어가는 지역의 관광자원을 다시 살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소속사 측의 요구로 삼척시는 울며겨자 먹기로 이번주나 다음 주초쯤 관련 조형물을 모두 철거해야 할 처지다.

시는 조형물 철거와 더불어 시 홈페이지와 관광 책자 등에 게재된 BTS 촬영지 등 문구를 모두 삭제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소속사 측과 촬영지 명칭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협의를 시도해봤지만 워낙 강경한 입장이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속사의 요구는 비단 삼척시뿐만 아닌 'BTS 성지'가 위치한 주요 지자체에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권에 'BTS 성지'로 이름 난 곳은 삼척 맹방해변 외에도 강릉 향호해변 'BTS 정류장' 등이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소속사 측에서 관련한 연락이 온 것은 없었다"며 "고 말했다.

소속사 측은 삼척시 외에도 전국 다수 지자체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비슷한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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