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시장 정조준… 차별화 전략에 항암제 기대감↑

비만치료제, 희귀의약품·경구형 개발
세포치료제·면역관문억제제 시장 공략
2030년 항암·대사질환 4개 이상 신약 확보

LG화학이 글로벅 TOP 30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로 항암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이 올해 초부터 차별화된 전략으로 잭폿을 터트리면서 항암제 사업 부문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개발하고 있는 비만치료제를 미국 리듬 파마슈티컬스에 약 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LG화학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올해 첫 글로벌 딜을 성사시키자 항암제 사업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비만치료제 기수술출에서 LG화학이 주목을 받았던 점은 크게 두 가지로, 희귀의약품 시장을 공략했다는 것과 경구형 개발에 착수했다는 지점이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2030년 130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작용 주사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LG화학이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LG화학이 선택한 희귀비만증은 포만감 신호를 주는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 유전자 등의 변이로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때문에 LG화학은 MC4R 유전자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희귀비만증 치료제 LB54640 개발에 나섰다.

LB54640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경우 심사 기간 단축·임상비용 세액 공제·신약 허가 심사비용 면제·시판 후 미국 시장 7년 독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소아 시기에 발현되는 희귀비만증 환자에게 주사제의 두려움을 줄이고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자 경구형을 선택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희귀비만증 치료제로 상용화된 제품은 리듬 파마슈티컬스의 주사제 '임시브리'가 유일하다.

LG화학은 항암제 분야에서도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세포치료제와 면역관문억제제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아직 전임상 단계에 있지만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전임상 등 초기 단계에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항암제 분야에서의 기술이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항암제 주요 사업 전략으로는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2021년 250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10.4% 성장해 2026년 4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40% 이상의 최대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인수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미국 내 항암제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주 바카빌시 소재 아게너스 바이오사가 소유하고 있던 부지를 확보하면서 미국에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 측은 "전사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될 부지다"며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바이오사업 연구개발(R&D)비용으로 총 2조원 규모를 투자해 2030년까지 항암과 대사질환 분야에서 4개 이상의 신약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중심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글로벌 TOP 30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다.

대사질환으로는 최근 통풍치료제가 가장 앞서나가며 유럽 3상 임상시험계획(IND)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유럽 의약품청(EMA) 요청 자료 제출·검토 완료 뒤 본격적으로 시험자 모집을 시작할 전망이다.

LG화학은 "2조원의 투자금을 통해 차별화나 경쟁력이 있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며 "매출 확대를 통해 2027년 2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2030년 이후에는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 성장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선 기자 sun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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