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10만가구면 `취득·양도세 감면` 검토 필요"
"미분양 관련 정부 지원은 건설사 자구노력 전제해야"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10만가구 수준이면 미분양 주택 매입 시 취득세·양도세 감면을 검토해야 하고, 13만가구를 넘게되면 공공에서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등 위기 단계별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분양 관련 정부 지원은 건설사들의 자구노력이 전제되어야만 한다는 진단과 함께다.
국토연구원이 9일 발표한 '미분양주택 위기단계별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관리가 가능한 단계지만, 제주·전북·대구 등 지방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할 단계로 진단됐다.
연구원은 미분양주택 위험 수준을 △정상 △관심 △위험진입 △위험발생 4단계로 구분해 분석했는데, 수도권은 '정상' 단계인 반면 지방은 '관심' 단계라고 진단했다.
제주의 경우 '위험발생' 단계인 100을 넘어섰고 전북(80.2), 대구(78.4), 전남(73.9), 충북(68.0), 경북(66.3)은 '관심단계' 수준이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5만7925가구이며, 일명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465가구다.
연구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의 경우 85㎡ 면적을 초과하는 미분양주택이 전체의 56.6%를 차지했던 반면, 작년 10월 기준 미분양은 실수요계층이 선호하는 60~85㎡ 면적이 71.5%"라며 "과거보다는 시장상황이 호전되거나 정부 지원 시 미분양 해소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미분양주택은 장기 평균을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관리 가능한 단계지만, 향후 금리 수준과 분양물량 증가, 경기 침체 여부에 따라 미분양 주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위기 단계별 선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과 함께다. 미분양주택 위험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 △신규 주택착공 감소 △건설업 폐업 또는 부도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 등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지원 방안은 건설사가 자구책을 마련한다는 것을 전제로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연이 지난해 2월 미분양 해소를 위한 정부 지원 필요성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일반 국민 다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하는 등 국민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당시 일반 가구의 59.1%, 중개업소의 68.8%는 미분양주택 문제를 시장에 맡겨야 하고, 만약 정부가 개입한다면 우선 정책은 일반 가구의 70.5%, 중개업소의 76.2%가 미분양주택 구매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수요자 지원 정책이라고 답했다. 정부에서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다면 적정가격은 일반가구에서는 분양가 대비 68.2%가 평균치라고 답변했고, 중개업소는 72.9%가 적정가격이라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전국 미분양이 6만4000가구를 넘어서는 '관심' 단계에선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구입 부담 완화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예외 적용하고, 장기·저리 주택구입 자금 대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분양 9만9000가구 이상인 위험진입 단계에선 미분양 주택 매입 때 취득세·양도세 감면 정책과 매입임대사업자 추가 지원, 민간임대리츠 활성화 등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국 미분양 13만4000호 이상인 위험 단계에선 공공에서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등 직접적인 공급자 지원 정책을 펴야 한다고 봤다. 세부 지역별 정책의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전제조건으로는 위험발생지역 또는 2000호 이상의 미분양주택이 있는 시·군·구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매입정책을 부분적으로 적용할 것을 제언했다.
연구진은 "분양가 인하 등 건설사의 자구책 마련과 함께 실수요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을 통해 준공 전 미분양주택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되는 것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수행하는 매입임대사업 또는 분양전환이 가능한 10년 공공임대주택사업에 미분양주택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기존 주택 가격보다 높은 분양가로 미분양주택이 증가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시행사·시공사의 자구책을 전제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정상화해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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