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삼전에도…증권가 "2분기부터 본격 실적 개선"
31일 열리는 컨퍼런스콜 주목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삼성전자가 9일 시장전망치를 밑도는 연간 실적과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 시기를 올 2분기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올렸다고 이날 공시했다. 3분기 대비 매출은 0.59% 감소했지만 영입이익은 15.23%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91%와 35.03%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으로 전년 보다 84.92% 줄었다. 연간 기준 삼성전자가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연간 실적과 4분기 실적 모두 증권사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반도체(DS) 부문 누적 적자가 12조6900억원에 달하는 등 반도체 부문이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회복세를 앞세워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6400억원으로 감소한 뒤 2분기 6700억원, 3분기 2조4300억원, 4분기 2조8000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실적이 개선됐다. 최근 들어 메모리 반도체 재고 감소 등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계절성 및 반도체 부문의 적자 축소에 기반해 전사 영업이익의 일부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여전히 메모리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파운드리 수율 안정화와 주요 고객향 매출 지연 이슈 해결, 갤럭시S24 라인업 판매 확대 등 전사 이익회복을 위한 선결 과제가 많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감산 축소에 따른 원가 효율화(가동률 회복에 따른 고정비 분배 효과)에 기반해 올해 4분기까지 구조적인 실적 회복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중장기 업황 회복을 위한 정책 선회에 기반해 메모리 업황은 2분기 가파른 개선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과 함께 목표주가를 10만원까지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고대역폭메모리(HBM3) 엔비디아 납품 기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모멘텀이 가세하며 주가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39조7000억원으로 기존 대비 32% 상향한다. 주요인은 메모리 부문의 실적 조정 때문"이라며 "낸드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매우 강한 가격으로 인해 올해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메모리 업황은 공급 조절로 인해 우려 대비 조기에 안정화 수순을 밟은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높였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은 325조원, 영업이익은 34조원으로 전망한다. DS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레거시 제품 가격 반등에 따른 전반적 실적 개선 구간에 돌입했다. HBM에 대한 경쟁력 확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주가 상단 확대가 강하게 확인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개최되는 삼성전자 기업설명회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연간 및 4분기 확정 실적과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선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출하, 판가, 수익성의 3박자를 잡기 위한 전략적 업황 회복 메시지 전달이 절실하다"며 "지난해 종료되는 3개년 주주환원계획의 결과 및 신규 계획의 구체화가 중요하고, 잉여현금흐름(FCF) 현금 유출의 주요 축인 시설투자와 FCF의 결과물인 주주환원 간의 균형 있는 정책 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에 이날 상승 출발한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하락 전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52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1500원(1.9%) 하락한 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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