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지난 페인트 가루…생물 번식에 '치명상' 입혔다

김인한 기자 2024. 1. 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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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에 들어가는 성분이 생물 번식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페인트 가루가 토양에 1%(무게비) 섞여 있을 때, 예쁜꼬마선충 자손 수가 기존보다 60% 줄었다.

김태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외벽 페인트가 수십년이 지난 후에도 토양 독성을 나타낸다는 증거"라면서 "시간이 지나 페인트 가루가 잘게 부서지면 페인트 표면적 증가로 독성 첨가제가 더 많이 유출돼 지금보다 훨씬 큰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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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獨 등 연구진, 1㎜ 선형 동물에 적용한 실험결과
"페인트 성분 규제 보완하고 안전물질로 대체해야"
건물 외벽에 오래된 페인트가 생물 번식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페인트에 들어가는 성분이 생물 번식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 선형 동물에 적용한 실험이지만 잠재적으로 모든 생명체에 적용할 수 있는 결과다. 페인트 첨가제에 대한 규제 정책 보완과 물질 대체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태영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최근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독일 베를린 자유대와 브라질 상카를루스 연방대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김태영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 모식도. / 사진=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은 오래된 건물 외벽에서 나오는 '페인트 가루'가 토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1950년대 외벽 페인트가 남아 있는 독일 동독의 폐가 주변에 떨어진 페인트 조각을 모았다. 페인트 조각은 최소 500~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서 최대 20~50㎛로 나눴다. 이어 페인트 조각이 1㎜ 크기 예쁜꼬마선충(토양 생태계 유지에 기여하는 생물)에 독성을 나타내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페인트 가루는 예쁜꼬마선충 번식을 억제했다. 독성의 세기는 페인트 가루 색깔과 크기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였다. 페인트 가루가 토양에 1%(무게비) 섞여 있을 때, 예쁜꼬마선충 자손 수가 기존보다 60% 줄었다.

이를 초래하는 물질은 질량분석을 통해 페인트 분산제(계면활성제 일종)로 첨가되는 알킬아민(Alkyl amines)으로 파악됐다. 특히 토양에 알킬아민이 25ppm(100만분의 1)만 있어도 예쁜꼬마선충 번식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김태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외벽 페인트가 수십년이 지난 후에도 토양 독성을 나타낸다는 증거"라면서 "시간이 지나 페인트 가루가 잘게 부서지면 페인트 표면적 증가로 독성 첨가제가 더 많이 유출돼 지금보다 훨씬 큰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런 페인트 특성을 고려해 페인트 첨가제에 대한 규제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첨가제를 보다 안전한 물질로 대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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