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점퍼’ 갈아입는 尹정부 인사들…‘尹心’ 총선 마케팅 손익은?

변문우 기자 2024. 1. 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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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출신 약 50명 출마…강승규 “사무실에도 대통령 사진 걸어”
尹지지율 정체에 ‘쌍특검 거부’ 역풍까지…“윤심 마케팅 毒 될 수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들이 연이어 총선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들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선거 전면에 내세울지 정치권 관심이 모아진다. 여당 후보에게 대통령과의 친분은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히면서 수도권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여당 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 파장까지 겹치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윤심 마케팅'이 '역풍'을 부를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 및 영입 환영식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맨 왼쪽)으로부터 당 점퍼를 선물받은 전직 장차관들이 나란히 서있다. 왼쪽부터 방문규 전 산업부 장관,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차관, 정황근 전 농림부 장관, 이기순 전 여성가족부 차관. ⓒ연합뉴스

尹참모들 대거 출사표…"尹정부 버리고 어떻게 총선 치르나"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순 전 여성가족부 차관, 김완섭 전 기회재정부 2차관 영입식을 진행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을 위해 공적인 영역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덕목 카테고리에 부합한다"고 소개했다. 이들 네 명은 차례대로 충남 천안을, 경기 수원병, 세종특별자치시, 강원 원주을에 출마할 의사도 밝혔다.

이들을 비롯해 총선에 나서는 전직 장·차관과 수석급 대통령실 참모들을 합치면 최소 16명에 달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전 홍보수석, 안상훈 전 사회수석 등이다. 여기에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까지 합치면 윤석열 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 중 약 50명이 출사표를 던지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일부는 출사표와 함께 '윤심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모습이다. 충남 예산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강승규 전 수석도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선거사무소 현수막과 내부 인테리어에도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당당하게 걸었다"고 전했다.

강 수석은 정부 출신의 다른 인사들도 윤 대통령의 얼굴로 총선을 치르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출신)가 윤석열 정부를 버리고 어떻게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다른 선택을 해 달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저는 윤 대통령의 얼굴로 윤 대통령과 함께 그게 한동훈 체제든 또 여러 후보들과 함께 가야 된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을 같이 해야 한다는 걸 감출 이유는 없다"고 재차 역설했다.

2023년 7월13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폴란드의 무명용사 묘지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은 더욱 위기" "尹心 내세우면 대통령도 부담"

다만 일각에선 '윤심 마케팅'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있어서다. 리얼미터 조사만 놓고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6월5주차 조사에서 42.0%를 찍은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6개월 동안 40%대 고지를 밟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 등 다른 여론조사의 수치도 대통령에 대한 부정 응답 수치가 여전히 우세하다.

여기에 최근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대통령의 '가족 리스크' 역풍이 더욱 거세진 상태다. 리얼미터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유권자 2016명 대상, 표본오차 85% 신뢰수준에서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직전인 지난주 조사보다 1.5%포인트 내린 35.7%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 평가는 1.2%포인트 상승한 60.8%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총선을 앞둔 여당 인사들과 정부 출신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여당에 험지로 분류되는 수도권으로 출마를 결심한 정부 출신 인사들은 더욱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 정부 출신 인사는 시사저널에 "최근 한동훈 비대위 출범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했지만, 여전히 지역에서 판세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총선 전략을 짤 때도 고민되는 지점이 많다"고 전했다.

일부 여권 중진들도 '윤심 마케팅'이 당 전체 총선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 바라기' 일변도만 고집하면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공정 선거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도 있다"며 "윤심을 너무 내세우지 않으면서 바람직한 당정관계 회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면 오히려 총선에서 더욱 좋은 기세를 탈 수 있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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