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폭 올해 더 커진다"…반도체·대중 수출 회복 관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300억달러 흑자라는 한국은행 전망치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개선세가 확연해지자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500억달러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대(對) 중국 수출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7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기간(271억5000만달러)과 비교해 작게나마 흑자폭이 커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해 1월 경상수지는 42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3월을 제외하고 4월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가더니 5월 들어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7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보였다. 7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는 2022년 1~7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뚜렷해진 건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 반등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지난해 10월 수출액은 570억달러(국제수지매뉴얼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하며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11월에도 수출 회복세가 이어졌다.
반도체 수출이 반등한 영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11월 반도체 수출은 9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전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3% 증가했는데 이 역시 반도체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반면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11월 서비스수지의 경우 21억3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특허권 수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가 2억4000만달러 흑자를 보인 반면 동남아와 중국 방한 여행객은 줄고 출국자수는 늘어나면서 여행수지가 1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1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배당수입이 줄어든 반면 분기 배당지급이 크게 늘어 배당소득수지가 8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다만 한은이 주요 기업들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달에는 다시 배당수입이 늘어 배당소득수지가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경상수지 연간 전망치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기존(270억달러)보다 30억달러 많은 300억달러로 상향한 바 있다.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74억3000만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남은 한달 동안 25억7000만달러 흑자만 기록하면 된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앞서 발표된 지난해 12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44억8000만달러 흑자로 작년 월 기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상품수지 플러스 요인이 많고 본원소득수지도 흑자를 보일 것 같다"며 "(연간 전망치는) 무난하게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와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50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보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로 49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런 기대감은 정부의 올해 수출 전망에서도 드러난다. 정부는 올해 수출전망치를 지난해 대비 8.5% 증가로 잡았다. 2022년 기록한 역대 최대 수출액 6836억달러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선 반도체 반등과 대중국 수출 회복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올해 반도체 경기 반등이 본격화하면서 수출뿐 아니라 설비투자 등 경기 회복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대로 대중 수출 전망은 올해도 어둡다. 대중 수출은 2022년 1558억달러에서 지난해 1248억달러로 19.9% 감소했다. 대미 수출이 전년대비 5.4% 늘어나며 선방했지만 대중 수출 감소 여파를 극복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올해에도 중국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대중 수출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장은 "중국 경제 회복 속도가 우리보다 더딘 건 확실한 것 같다"며 "그동안 중국 수출이 좋았던 것은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체인 (덕분이었는데) 지금은 중국이 국산화율을 높이고 있어 대중 수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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