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마무리 경쟁 펼칠 것” SD 지역 언론의 호평 전망, 최종 경쟁은 3파전 예상
“고우석은 마쓰이 유키, 로베르토 수아레스와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이다.”
고우석(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소속팀 연고지 샌디에이고 지역 언론이 호평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상대적으로 낮은 몸값을 받고 있음에도 마무리 투수로 경쟁을 펼칠 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언론 더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9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40인 로스터를 소개하는 기획 기사에서 고우석에 대한 상세한 전망과 향후 보직 등을 분석했다.
샌디에이고는 4일 오전 고우석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계약 규모는 2년 450만 달러. 한화로 약 58억원 내외다. 거기에 추가로 2026시즌에 대한 상호 합의 옵션이 있다.
세부적으로는 각각 2024년 연봉 175만 달러, 2025년 225만 달러의 계약이다. 여기에 2026시즌에 대한 상호 합의에 의한 옵션 300만 달러와 이를 거절할 시 받게되는 바이아웃 금액 50만 달러가 포함된 계약이다.
추가로 고우석은 2024시즌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을 경우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같은 조건에서 그 다음해 추가로 상승되는 연봉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3년(2+1년) 940만달러(약 123억 원)까지 늘어나는 계약 규모다.
더군다나 당장 고우석과 함께 마무리투수 후보로 거론된 마쓰이가 5년 2800만달러(366억원)에 계약을 맺고 입단한 바 있으며, 수아레스는 올해가 5년 4600만 달러(약 602억원)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이다.
구원투수로는 상당한 수준의 몸값을 자랑하는 이들과 비교해 고우석의 2024시즌 연봉 규모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대우가 곧 그 선수에 대한 기댓값인 메이저리그에서 고우석이 이들과 함께 마무리 투수 후보로 거론되는 것 만으로도 샌디에이고와 현지의 기대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최소한 셋업맨 등 필승조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앞서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마무리 역할을 고정하지 않고 매치업에 따른 불펜 운영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렇게 된다면 고우석, 수아레스, 마쓰이 등이 상황에 따라 7~9회를 나눠 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우석의 입장에선 실력만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 이적 진출 첫해 곧바로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고우석은 시속 94마일(151.2km)∼96마일(154.4㎞)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지며 최고 구속은 98마일(158.2km)까지 나온다”라고 소개한 이후 “90~92마일의 컷패스트볼(슬라이더)와 82마일(132km)의 파워커브가 주무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매체는 “고우석의 제구가 잘 이뤄진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고우석과 마쓰이의 KBO와 NPB의 최고 마무리 투수간의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고우석은 2017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하여 7시즌 동안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 3.18을 기록했다.
2019시즌 65경기 8승 2패 35세이브 평균자책 1.52를 기록하며 LG의 마무리로 활약하기 시작한 고우석은 5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에 2022시즌에는 61경기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 1.48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과 함께 첫 40세이브를 돌파했다. 개인 첫 구원왕은 물론 리그 최연소 40세이브(당시 24세 1개월 21일)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올 시즌에는 주춤했지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팀의 승리를 지키며 29년 만에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올해 WBC와 아시안게임 차출 여파와 부상 등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가 고우석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고우석을 이적 직전 시점에서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라고 평가하는 것도 크게 무리는 없는 평가다.
좌완으로서 최고구속 154km 내외의 강속구를 뿌리는 마쓰이는 공인 NPB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2014년부터 라쿠텐 이글스에서 프로로 데뷔한 마쓰이는 통산 501경기에서 25승 36패 68홀드 236세이브 평균자책 2.40을 기록했다.
2023시즌에는 59경기에서 39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 1.57을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랐다. NBP 통산 퍼시픽리그에서 3차례 구원왕에 오르는 등 일본 프로야구의 정상급 구원투수로 평가 받았다.
또한 마쓰이는 고교시절부터 각종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프로에서도 데뷔 이후 최다 이닝 무피홈런 기록 등을 달성하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부상 등의 이유로 선발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 구원투수로 보직을 변경하며 퍼시픽리그와 NPB를 대표하는 클로저로 자리 잡았고, 2017년 제 4회 WBC와 2023년 제5회 WBC에서도 일본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바 있는 사무라이 재팬의 핵심투수이기도 하다.
알려진 계약 내용에 따르면 고우석은 계약 두 번째 해인 2025시즌에는 선수 동의없이 마이너리그 강등이 불가능하다. 또한 계약이 끝난 뒤에는 서비스 타임과 상관없이 FA 자격을 인정받는다.
추가로 2024시즌에는 70경기 등판하면 10만 달러를 받는다. 지난 시즌 샌디에이고에서 70경기 등판한 불펜 투수는 1명도 없었고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22명이 있었다. 여기에 2025, 2026시즌에는 40, 45, 50, 55경기를 등판할 때마다 각 10만 달러씩 총 4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게 된다.
또한 경기를 끝낸 횟수에 따른 조건도 포함됐다. 2024, 2025시즌 15경기, 25경기, 35경기, 45경기를 끝낼 때마다 각 12만 5000달러씩 총 50만 달러가 다음 해 연봉에 추가된다. 즉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게 될 경우 연봉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달성하게 될 경우 애초의 2년 450만 달러의 조건에서 계약 총액은 3년 기준으로 최대 2배 수준까지 늘어난 930만 달러 내외까지 불어날 수 있다. 물론 고우석이 2024시즌과 2025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곧바로 FA 자격을 얻어 상당한 수준의 장기계약도 노려볼 수 있게 된다.
해당 매체는 “고우석의 한국인 동료 김하성이 이미 샌디에이고에사 뛰고 있고, 매제인 이정후가 지구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만큼 새로운 미국 생활에 대한 적응은 비교적 수월할 전망”이라며 “아울러 샌디에이고가 오는 3월 LA 다저스와 서울에서 치르는 2024시즌 개막전에서 더 이른 시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첫 메이저리그 개막전시리즈인만큼 여러모로 고우석이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기회에서 좋은 출발을 한다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팀에 안착할 수 있다.
추가로 해당 매체는 고우석의 통산 성적과 기록도 다양하게 조명했다. 동시에 2023시즌 평균자책이 3.86으로 2022시즌(1.57)과 비교해 크게 오르고 세이브 숫자도 42개에서 15세이브로 떨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매체는 “고우석은 2017년 KBO리그 데뷔 이후 매년 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2023시즌 커맨드가 나빠지고, 평균자책-볼넷 비율 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샌디에이고는 그럼에도 2023시즌 고우석의 탈삼진 비율(31.1%), 땅볼 유도율(65.8%), 홈런 억제력(경기 당 0.4개)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 계약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언급했듯이 2022시즌과 비교해 2023시즌은 고우석에게 크게 부진했던 시즌이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이 높은 탈삼진율과 땅볼 유도율을 보여주면서 구위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홈런도 많이 맞지 않는 유형의 투수이기에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고 반등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셈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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